유응오 | 2006/07/08 11:28

한강공원 사업소가 조계종 방생법회를 일방적으로 강제철거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20일 수상법당 강제 폐쇄 모습.

사업소 “불법방생 일삼는 무단점용시설”
방생법회 “허가받고 권장어류 방생했다”

서울시한강시민공원사업소(소장 권종수, 이하 사업소)가 계고처분취소(2006년 6월 1일 서울행정법원 제12부 판결)와 하천점용허가신청반려처분취소(2006년 5월 26일 서울행정법원 제3부 판결) 선고를 받고도 조계종 방생법회(대표 이건호)와 합의 없이 오는 15일 강제폐쇄하고 오는 30일 강제철거할 방침이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방생법회 수상법당의 철거논란의 불을 지핀 것은 사업소가 지난 6월 5일 수중조사를 통해 발견한 자라·붕어 등 어류사체 20여점과 유골함·항아리 등 쓰레기를 언론에 공개하면서부터이다.

하지만 방생법회측은 이에 대해 표적조사라고 맞서고 있다.
방생법회 천근철 사무국장은 “사업소는 직원 20여명을 동원해 수상법당 70m 하류 육상쪽에서 그릇을 발견해 납골함이 무더기로 발견됐다고 발표했다”며 “방생법회는 조계종에서 금지하는 방생어류는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천 사무국장은 또 사업소의 만행사례에 대해 지적하면서 △2006년 2월 20일 출입구 일방적 강제폐쇄 △2월 20일 화장실 2백50m 옆으로 이동 △2월 27일 상수도 강제폐쇄 △3월 30일 중장비 동원 출입 강제 공사 시행 등을 예로 들었다.

강동수도사업소 ‘상수도 폐쇄 해지 요청에 대한 회신’ 문건에 따르면 ‘방생법당의 상수도 사용은 도수사용이 아니므로 사업소에서 자체 내부배관이라는 이유로 임의로 폐쇄할 수 없다’고 명기했음에도 강제폐쇄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소측이 방생법회의 강제철거 근거로 △무단점용시설 △불법적 방생행위 △사설사암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하지만 방생법회측은 이들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방생법회측은 2003년 서울시의회에서 김순직 한강관리사업소장이 “원천적으로 얘기하면 무단점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당초에 방생법당이 있을 때는 사업소가 수상점용을 허가를 했었다”라고 증거로 제시하며 무단점용 시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방생법회 수상법당의 무단점용 논란이 야기된 것은 지난 1995년 수중보 상류지역이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부터이다.
이후 양측은 이전지역과 이전비용 등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며 그 결과 2004년 12월 27일 이전비용으로 7억8천만원을 지출하겠다는 내용의 협약서를 작성하고 2005년 11월 31일 이전에 합의한다.

이후 양측은 이전지역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다 사업소측이 2005년 4월 20일 신규시설 설치 불가통보를 내린다.
이와 관련 방생법회측은 “사업소가 서울시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이전요구에 불응해 신규시설 설치불가 통보’를 내렸다고 주장했지만, 이전요구에 순순히 따르겠다는 공문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전비의 2차지급분부터는 지급이 중단된 상태다.

사업소측은 “방생법회가 무단점용시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을 협상했던 이유는 종교시설이었기 때문”이라며 “원칙적으로는 무단점용시설인 만큼 강제철거를 해도 법적으로는 무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조계종측은 “조계종 소속인데다 분담금을 내고 있어 보호의 의무가 있다고 본다”며 “다만 협상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방생법회라는 명칭변경과 사찰 내 스님의 상주를 권장했다”고 말했다.

이건호 대표도 “조계종측과 협의해 방생법회를 지킬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방생법회 수상법당의 문제는 조계종·방생법회·사업소·환경단체 임원이 참여한 논의기구를 구성해 실마리를 풀어가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응오 기자 arche@jub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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