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호 | 2007/01/15 10:39

본지와 (사)동련은 새해를 맞아 어린이포교 활성화를 위해 불교동화를 연재합니다. 이번 연재물은 (사)동련동화구연회가 발굴한 불교동화를 소개해 어린이·청소년 불자들의 불심을 키우기 위해 마련한 것입니다.


물고기 등에 자라난 나무

옛날 옛날 산속 어느 작은 절에 덕이 많은 큰스님이 한 분이 계셨어요.
큰스님에게는 바우라는 제자가 있었어요.
그런데 바우는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고 매일 낮잠만 자는 게으름뱅이였어요.

“그렇게 매일 잠만 자면 공부는 언제 하려느냐? 그렇게 게을리 하다가는 죽어서 벌을 받을 게야.”
큰스님은 바우를 타일렀지만 바우는 게으른 버릇을 고치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그만 몹쓸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 죽고 말았어요.

바우는 염라대왕에게 불려가 심판을 받게 되었어요.
“너는 열심히 살지 않은 죄로 다음 세상에는 물고기로 태어나 등에는 나무를 지고 다니도록 하여라!”
바우는 그때서야 눈물을 흘리며 빌었지만 소용없었어요.
물고기가 된 바우는 눈을 감을 수가 없어서 항상 눈을 뜨고 살아야 했어요.

그리고 게으름 핀 죄로 등에는 지느러미 대신 커다란 나무를 지게 되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큰스님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고 있었어요.
“나무가 강에 떠다니다니, 그것 참 이상한 일이로군.”
그런데 그 커다란 나무가 스님의 배 앞을 가로막는 것이었어요.
물 속을 들여다본 큰스님은, 게으르고 잠이 많던 바우가 나무를 등에 진 물고기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것을 알게 되었어요.
“큰스님, 저를 좀 구해 주세요!”
바우는 눈물을 흘리며 큰스님께 말했어요.

큰스님은 바우가 힘들어 하는 모습이 가여워 정성껏 기도를 해주었어요.
그날 밤 큰스님의 꿈에 바우가 나타났어요.
큰스님 고맙습니다. 스님의 은덕으로 저는 다시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큰스님, 부탁이 있습니다. 제 등에 자라난 나무를 베어서 물고기의 모습으로 만들어 주세요. 그리고 부처님 앞에 두고 소리 나게 쳐주세요.

그 소리를 듣고 게으른 사람은 부지런하게 될 것이고, 잠이 많은 사람은 잠을 줄이게 될 것이며, 공부를 게을리 하는 사람은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저와 같이 물속에 사는 가엾은 물고기들도 구제를 받게 될 것입니다.”
다음 날 스님은 강으로 가서 물고기 등에 나있던 나무를 잘라 물고기 모양의 목어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아침, 저녁 예불 시간마다 그 목어를 소리 나게 치셨어요.

세상 사람들을 바르게 인도하고 가엾은 물고기들을 구하기 위해서였죠.
그 목어가 오랜 세월을 두고 점점 변해 지금의 목탁이 되었답니다.


※이 동화는 대한불교 조계종 진관사부설 코끼리 유치원에서 제작한 ‘고기등에 자라난 나무’(글:이주아 , 그림:최은숙)를 원작으로 개작하였으며, 동련 홈페이지(www.dongryun.net) 어린이총림에서 애니매이션으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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