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응오 | 2007/04/24 09:42

“낙랑은 요서지방… 요하문명 주역은 韓민족”

심백경 박사 ‘황하에서 한라까지’ 출간
중국 동북공정 반박할 논증사료 나왔다

한민족의 역사주권을 중국에 귀속시키려는 ‘동북 공정’이 마무리돼 가는 가운데 한사군의 하나인 낙랑군이 중국 요서지방의 난하와 대릉하 유역에 있었으며 이곳이 고조선의 발상지라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심백경(역사학 박사) 민족문화연구원장은 《황하에서 한라까지(참좋은세상)》를 통해 고대 사회의 지명은 산이나 강에서 유래한 경우가 많지만 대동강 유역에서는 낙랑과 관련된 산이나 강이 없다는 것을 지적한 후 대릉하 유역에는 요락수(饒樂水)와 백랑수(白狼水)가 있었고, 두 강의 이름에서 낙랑이 유래됐다고 유추했다.
현재 시라무렌허(西拉木倫河)로 불리는 서요하 상류의 한나라 때 이름이 요락수였으며 그 아래쪽 현재 대릉하가 백랑수였다는 게 심 원장의 주장이다.
낙랑군의 위치가 요서의 대릉하 유역에 있었다는 것은 반도사관의 틀을 전복시킬 수 있는 주요한 단서가 된다.
낙랑의 대동강 유역 위치설은 일제강점기 사학자들이 대동강 유역에서 발굴된 ‘낙랑 유적’을 근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한4군이 설치한 낙랑군이 아니라 낙랑지역의 고조선이 망한 뒤 통치계급의 일부가 대동강변으로 들어와 세운 낙랑왕국의 유적이라는 게 심 원장의 설명이다.
심 원장은 이어 요하문명을 만든 주역도 황하의 첫 주인인 동이족과 한민족이라는 것을 고문헌학과 고증을 통해 역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심 원장은 “홍산문화와 관련 《상서》에는 ‘조이(鳥夷)는 동북이(東北夷)’라고 기술돼 있고, 여러 고대 사서에는 고구려·부여를 ‘동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며 “고구려 고분벽화의 삼족오 등 한민족이 새를 토템으로 해왔던 것을 봤을 때 요서 홍산문화를 창조한 것은 동이족”이라고 설명했다.
심 원장은 “국조 단군의 ‘단’자도 홍산문화 유적에서 발굴된 제단과 관련이 있고, 우리 민족을 지칭하는 ‘밝달(배달)’의 어원도 홍산(紅山)·적봉(赤峰) 등에서 찾을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동이족은 한왕조 이전에 화하족보다 한 발 앞서 중원에 진출해 황하를 지배했다는 게 심 원장의 주장이다. 심 원장은 이에 대한 근거 사료로 ‘은주왕은 그 수가 억조에 달하는 동이족의 지도자이다’라는 《서경》의 기록을 들고 있다.
동이족은 그 기원을 따져보면 예·맥·한(韓)족에 뿌리를 두고 있으므로, 광의적으로 말하면 동이족은 곧 한민족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는 게 심 원장의 설명이다. 이런 사례들을 볼 때 한민족의 역사영토·문화영토는 남으로는 독도·북으로는 난하를 넘어 황하 유역까지 확대된다는 것이다.
특히 《황하에서 한라까지》는 반야사 주지 성제스님을 비롯한 소장파 스님의 모임인 ‘참 좋은 세상’이 출간한 책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심 원장은 21세기는 역사문화 전쟁시대가 전개될 것을 예견하고, 동북공정이 있기 10여 년 전부터 한국고대사 정립을 위한 사료의 조사·수집·정리 작업에 착수해 〈사고전서 중의 동이사료〉〈사고전서 중의 단군사료〉〈조선왕조실록 중의 단군사료〉〈조선세기〉〈기자고기록 선편〉 등 고대 사료집 10여 권을 편간했다.
유응오 기자 arche@jubul.co.kr

Copyright ⓒ 주간불교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