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일 | 2007/10/08 11:46

포항 대성사에서 발견된 사명대사의 원불.

10월 문화재위 회의 거쳐 보물 지정 결정

임진왜란 당시 승장으로 잘 알려진 사명대사가 지니고 있던 호신불이 발견돼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문화재청(청장 유홍준)은 지난 2일 “조계종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김상옥)와 함께 추진하는 ‘불교문화재 일제조사 사업’을 통해 사명대사가 원불로 지니고 있던 금동여래좌상을 발견했으며, 불상 복장인 원장을 통해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포항 대성사에서 발견된 이 금동여래좌상은 주지 운봉스님이 은사 해봉스님에게 받아 보관해 오던 것으로 이번 일체조사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사명대사가 지니고 있건 원불인 금동여래좌상은 1800년 남공철이 저술한 ‘사명대사기적비(四溟大師記積碑)’에서 처음 알려졌고, 1912년 조선총독부가 건봉사 낙서암 전송운대사에게서 불상을 촬영함으로써 대성사 불상이 사명대사 원불임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료를 남겼다. 그러나 한국전쟁 때 대대적인 폭격으로 건봉사는 물론이고 사명대사 관련 유물이 대부분 소실돼 원불의 행방을 알수 없었다.

원불 내에서 나온 원장.

금동여래좌상은 높이 9.4㎝ 크기로 고려말 라마계의 불상 양식을 보이고 있으며 6백여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거의 완벽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당시에 유행했던 라마교 불교양식을 잘 소화시켜 크기는 작지만 당당하고 품격 높은 예술성과 종교적 이상성이 잘 어우러진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또한, 불상 복장에서 나온 원장(願狀)은 1584년에 쓴 것으로서, 승려로서 자신의 염원하는 바를 한지에 자필로 써내려갔다. 21(가로)×20.1(세로)㎝인 원장에는 ‘석가여래유교제자사명사문유정귀의(釋迦如來遺敎弟子四溟沙門惟政歸依)’로 시작해 염원하는 바를 한지에 자필로 써내려가고 ‘만력갑신십이월일제자유정원장(萬曆甲申十二月十六日弟子惟政願狀)’으로 끝을 맺고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불상에 대한 지정조사와 원장에 대한 보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0월 개최되는 문화재위원회에서 국가지정문화재(보물) 지정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신중일 기자 bono98@jub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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