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건 | 2008/03/02 14:04

평생 108배를 실천한 성철스님은 한 젊은 스님이 “큰 스님께서는 무슨 죄를 지셨기에 평생동안 108참회를 합니까”라는 질문에 “전생과 금생의 업장을 없애기 위해 한다”며 “속인은 자기가 지은 죄를 참회하지만 중은 남이 지은 죄를 대신해서 참회하는 사람이다”라고 대답했다.
-〈나를 깨우는 108배〉 본문 중에서

이렇듯 불교에서 수행의 방법으로 행해지던 108배가 바쁜 일상에 몸과 마음이 상한 현대인에게 쉽고 간편히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수행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과식과 운동 부족, 높은 스트레스 등으로 갖가지 성인병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108배는 효과적인 운동수단으로 권장받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박사는 “칼로리 소비량 측정기로 108배의 운동효과를 측정한 결과 시간당 500kcal 이상을 소비하는 달리기와 비슷한 체중조절효과를 나타냈다”며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의 요소가 배합된 절 동작으로 이루어진 108배를 꾸준히 실천하면 체지방 감소 효과와 근력 강화 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절 운동의 효과가 점차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108배는 불교의 것이라는 편견도 무너지고 있다. 성당안에서 사람들과 함께 절 운동을 한다는 경산성당 신부 정홍규 신부는 “저에게 절은 향심기도이자 운동”이라며 “성당에서 절을 하는 것에 대해 오해도 많이 받지만 초종교적인 의미에서 108배는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정화시키는 경건한 수행”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108배가 종교를 넘어 전 국민의 건강법으로 확산되면서 108배의 모든 것을 담은 〈나를 깨우는 108배〉란 책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불교TV와 도서출판 김영사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책은 불교TV 구본일 대표가 참회문을 쓰고 고은 시인이 감수했으며, 정찬주 작가가 △108배 하는 방법 △108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한 해설을 작성했다.

아울러 108배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를 돕고 실천의지를 높이기 위해 책과 함께 수록된 DVD에는 불교TV PD가 108배와 관련된 10년 분량의 자료를 일일이 검토해 선별한 우수한 영상이 담겨있으며, 언제 어디서나 쉽게 들으면서 마음을 편안히 다스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CD에는 봉암사 수좌회 의장인 영진스님의 맑고 힘있는 목소리가 녹음돼 있다.

이에대해 불교TV 구본일 대표는 “근래에 더욱 일반화 되고 있는 108배를 한때의 유행으로 놔둘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는 평생의 동반자로 삼아야 한다”며 “불교신자 뿐만 아니라 타종교인을 포함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불교용어는 피하고 일상생활에서 쓰는 쉬운 말로 썼다”고 밝혔다.

아울러 구본일 대표는 “현재는 한국어판만 출간됐지만 올해 안으로 영어로 된 〈나를 깨우는 108배〉를 출간할 계획”이라며 “외국에서 출간할 때는 불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문화를 잘 알릴 수 있는 책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영어판〈나를 깨우는 108배>는 미국 출신의 눈푸른 납자인 현각스님이 직접 영문으로 참회문을 작성하고 영어로 된 독송을 녹음할 예정이어서 108배에 대해 생소한 외국인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opyright ⓒ 주간불교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