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12.15 19:08 발행
부처 어떻게 나서 죽었나?
붓다 입멸 학술적 고찰
초기불교 등 열반관 밝혀
석가모니 부처, 싯다르타 태자가 태어나 죽음, 열반에 이른 사건은 불교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다. 그래서 적지 않은 불교 문헌들은 석가모니 부처가 어떻게 태어나 어떻게 죽음에 이르렀는지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
안양규 지음/민족사 펴냄/ 2만원
최근 안양규 동국대 교수가 발간한 〈붓다의 입멸에 관한 연구〉는 부처가 어떻게 나서 열반에 들었는가를 학술적으로 고찰한 연구물이다.
부처의 입멸에 대한 연구는 19세기 유럽에서 불교학이 태동하면서 있어 왔다.
독일의 발트슈미트(Waldschmidt)와 프랑스의 앙드레 바로(Andre Bareau)를 거론되는 당시 불교학자들은 부처의 전기를 연구하는 데 중점을 두었으나, 주요 문헌은 〈열반경〉에 한정돼 있었다. 그러다 보니 주석서나 논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절름발이와 같은 수준에 머물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안양규 교수의 〈붓다의 입멸에 관한 연구〉는 부파불교 시대에 편집된 팔리어 주석서와 아비달마 논서를 활용해 붓다의 입멸에 관한 논의가 과거 불교계 내에서 어떻게 전개되었는가를 보여 주는 연구서다.
특히 초기불교 내지 부파불교의 다양한 불타관과 열반관을 밝히고 있는 점은 이 연구서가 가지는 최대 장점이다. 이런 작업은 대승불교의 불타관을 연구하는 데 주요한 자료가 되며, 불타관의 변천사를 조망하게 해준다.
실제 초기불교의 〈열반경〉과 동일한 이름의 경전이 대승불교에도 존재한다. 두 경전 모두 붓다의 입멸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접근 방식이나 결론이 상이하다. 연구서에서는 이 두 경전을 비교하면 초기불교와 대승불교의 불타관과 열반관을 극명하게 대조하며, 초기불교와 대승불교의 차이점도 고찰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안 교수의 연구서는 당시의 시대상과 질병·장례 문화 등을 알 수 있게 해주는 텍스트 역할도 한다.
실제 연구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붓다의 입멸 직전에 발생한 질병과 관련하여 마지막 음식물에 대한 붓다고사의 입장을 기재하고 있다.
붓다는 춘다(Cunda)가 공양한 마지막 음식물을 취하고, 질병에 걸려 입멸했다고 널리 알려져 있지만 붓다고사에 따르면 춘다가 올린 마지막 공양물은 결코 붓다의 치명적 질병 원인은 아니라고 전한다.
또한 8장에서는 붓다의 시신에 대한 예경, 시신 운구, 다비식, 불탑 건립 등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해 당시 장례문화의 일편을 알 수 있다.
신중일 기자 bono98@jub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