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스님“행동으로 결사 실천”당부

평일 불구 1천 5백여 사부대중‘운집’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결의대회 참석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충남불자들이 향후 총선 및 대선에서 반인권적, 반문화적 정당과 후보들을 낙선시킬 것임을선언했다.

3월 30일 조계종 제6교구본사 태화산 마곡사(주지 원혜)에서 봉행된 ‘민족문화전통문화수호 및 자성과 쇄신 결사’ 사부대중 결의대회에서 이들은 “장로 정권을 민족전통문화와 불교, 생명을 홀대하는 반인권적, 반문화적 권력으로 규정 한다”며 선거에서 불심을 표출하기로 했다.

교계에서는 이날 발표된 실천선언 배경으로 부여 능사 자원봉사자 스님 모집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충남백제문화권관리소는 △외국어 구사 능력 탁월한 스님 우대 △백제 역사 및 불교에 대한 조예가 깊은 사람을 자격조건을 내걸고 능사 스님 자원봉사 모집을 실시했다. 문제는 보수 문제. 관리사업소 측은 교통비 및 식비를 포함 자원봉사자 스님 일당을 2만 원으로 책정했다. 이에 마곡사를 포함한 충청지역 사부대중들은 “불교를 무시한 처사”라며 분개하고 있다.

결의대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마곡사 주지 원혜스님, 중앙종회의원 원경, 견진스님, 대전사암연합회장 우석스님, 대전비구니청림회장 성련스님 등 1천 5백여 명의 사부대중이 참가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이날 격려사 순서에서 사전에 준비된 원고 대신 즉석 법문을 통해 민족문화수호와 자성과 쇄신 결사 실천을 사부대중들에게 당부했다.

자승스님은 “오늘 왜 우리가 이 자리에 모였는지 정확하게 말할 신도가 있으면 답변해 달라. 대회 취지를 잘 설명하는 신도가 있으면 그 신도 재적사찰 주지스님과 신도들을 총무원에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겠다”며 마이크를 객석으로 넘겼다.

이에 동학사, 대전사암연합회 여성불자회 여 신도들이 대회 취지를 설명, 자승스님과 총무원에서 오찬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자승스님은 “각 10명씩 총무원으로 초청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자승스님은 즉석 법문을 통해 각 교구본사별로 결의대회가 봉행되고 있는 이유를 밝혔다.

자승스님은 “정부여당의 문화재 인식과 함께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심각한 종교편향, 그리고 자성과 쇄신 결사 실천을 위해 우리 불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라며 “불자들이 여기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도 집에 가면 다 잊어버린다. 스님네들도 똑같다. 내가 3개월이 넘게 민족문화수호와 결사 실천을 당부했지만 아직도 이해를 못하는 분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자승스님은 “오늘 배포된 자료를 읽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자성과 쇄신 결사는 실천이 없으면 하나도 이룰 수 없다. 자기 근기와 형편에 맞게 결사를 실천해야 한다”며 “나는 처음부터 많은 것을 변화시킬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5도만 변해도 미래 한국불교가 엄청나게 변할 것이다. 입이 아닌 마음으로 결사 실천을 다짐해야 불교가 변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자승스님 격려사에 앞서 마곡사 주지 원혜스님은 대회사를 통해 “장로 이명박 대통령이 이끄는 이 정권은 반문화적인, 반생명적인 정책의 입안과 집행으로 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화유산과 자연을 보존하고 가꾸는 일을 등한시하고 있다”며 “충청남도도 다를 바 없다. 서산마애삼존불과 정림사지같은 민족문화유산을 한낱 구경거리로 전락시킨 것도 모자라 성보로 장엄함을 드러낸 부여 능사의 관리와 의식을 맡을 스님들을 모집한다면서 일당으로 2만 원을 준다고 한다. 참으로 가슴이 먹먹해진다”며 정부 및 지자체를 비판했다.

원혜스님은 이어 “자성과 쇄신 결사는‘정혜결사’‘봉암사 결사’를 오늘날의 현실에 맞게 실천하려는 원력의 장이자 지혜의 장”이라며 “천만 불자들의 신앙과 수행이 국민의 감성에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는 희망의 실천으로 표출될 수 있도록 모든 사부대중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결의대회에서 사부대중들은‘민족전통문화수호를 위한 대전․충남 사부대중의 실천 선언’을 통해 낙선운동 전개와 함께 △지역 문화유산 보존관리를 위한 모니터링 △매월 한 차례 불교성지 순례 참배△소외계층을 위한‘희망의 동전 1080만개 모으기’ 운동 등을 실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사부대중들은 △출가 수행자 매일 2시간 도량 텃밭 울력 △종교간 교류 화합을 위한 찻집 개설 △ 청소년 대상 친환경 생태교육 및 걷기순례 실시 △북한동포 지원을 위한 공양미 모으기 운동 등을 실천할 것임을 다짐했다.

자승스님 등 대회 참가 스님들이 '5대 결사 실천하여 불교중흥 이룩하자'는 문구를 펼치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태화산 마곡사=김치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