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회 의석수 확대 등 요구도

비구니 스님은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부정적이라 생각하며 중앙종회 비구니 스님 10석은 남녀차별이라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월 23일 열린 자성과 쇄신결사를 위한 비구니승가의 위상과 역할 토론회에서 옥복연 종교와 젠더 연구소장은 ‘성평등한 교단을 위한 비구니승가의 역할기대’라는 주제발표에서 조계종단 내 성평등 의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발표에 따르면 출가자와 재가자의 성정체성 만족도는 비구승-남성-여성-비구니승의 순서로 나타나 비구니 스님은 성정체성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옥 소장은 “비구니 스님은 여성으로 태어난 것에 대해 가장 불만이었고 비구니스님은 전생에 업이 많아 여성으로 태어난다는 전생업설과 성불하려면 남성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변성성불론을 가장 많이 믿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옥 소장은 “즉 비구니 스님은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가장 부정적이었고, 비구 스님은 가장 부정적인 여성관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한 ‘비구니 스님도 총무원장이 될 수 있도록 종법이 개정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남성 73%, 여성 86.8%가 법개정에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기조 발제자로 나선 일운스님은 교단 내 비구니 위상정립을 위해 비구 중심의 종헌 종법이 개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중앙종회 비구니의원으로서 6천 여 비구니 승가를 대변하여 종단 내 비구니 승가의 자랑스러운 위상을 확보하지 못했음을 자성한다”며 중앙종회 비구니의원들을 변화하는 현실에서 비구니 승가의 열 명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했고 종단내 비구니 승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도 부족했다. 그리하여 이제 종단 내 비구니 승가의 위상을 올바로 정립하고 사부대중과 함께 발맞추어 그 역할을 찾아 성실하게 수행하고자 한다”고 발제했다.
이에 대해 탁연스님(초대 총무원 문화부장, 중앙종회의원)은 조계종 내 종헌종법, 산중총회법 교구본사주지인사규정 등의 개정을 통해 비구니 위상의 재정립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탁연스님은 “비구니 승가는 현실적으로 매우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오랜 세월 동안 비구승가와 함께 한불 불교중흥의 역사를 위해 수행 포교를 실천해 왔다. 하지만 종법으로 제한해 놓은 구조적인 문제로 종무활동이 상당히 위축되어 왔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스님은 “기존의 불합리하게 제정된 법조항들을 어떻게 하면 비구 비구니가 조화롭게 상생 발전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효과적인 개정 방안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문을 발표한 법안스님(중앙종회 종헌개정 및 종법제개정 특별위원장)은 “비구니계에 이미 열려진 공간에서의 적극적 활동이 요구되지만 여전히 은둔적이고 보수적인 정서로 인해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안스님은 사찰운영, 복지, 문화, 교육 군종 등의 활동이 크게 요구되고 있지만 비구니계의 원로들의 보수적 정서가 젊은 비구니 승가의 역할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오늘의 이러한 논의가 보다 생산적으로 발전해 비구니의 위상과 종단의 위상이 함께 상생 고양되어 자성과 쇄신의 가치가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은 일운스님(중앙종회 비구니회장)의 기조발제를 시작으로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주제별 발표자와 토론자는 각각 △‘교단내 비구니승가의 위상정립을 위하여’탁연스님(중앙종회의원)-법안스님(중앙종회 종헌개정 및 종법제개정 특별위원장) △‘성평등 교단을 위한 비구니승가의 역할기대’ 옥복연(종교와 젠더연구소장)-김영란(나무여성인권상담소장) △‘자성과 쇄신 결사가 비구니승가에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 효탄스님(전국비구니회 기획실장)-우희종(정의불교연대 공동대표) 등이 참여했다.
정혜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