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응시 등 자연생명 표현

수묵산수화로 지평을 넓히고 있는 혜림 윤석임 작가가 인사동 공아트갤러리에서 13일 오후 6시 미술세계 기획초대전을 갖는다. 전시는 18일까지 계속된다.

혜림 윤석임 작가는 대전 보은정사 신도회장으로 활동 중인 불자화가이다. 배재대 평생교육원 교수, 대전여성미술가협회고문이기도 한 작가는 노르망디, 한몽회전, 대전초대전, 시카고 전 등 수십 회의 연합전시는 물론 대전 서울 중국 파리 등지에서 6회의 개인전을 열었던 원로작가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수묵산수화를 선보인다. 기존 산수화의 아카데믹한 방법론을 지양하고 형태와 공간, 재료와 물질, 묵과 선렴, 선과 색의 실험에 몰두한 ‘독도’ 등이 그 예이다.

‘독도’에서 작가는 첨예한 대립의 지표이자 민족단결의 매개이기도 한 독도의 풍경을 반부감적 시선으로 포착했다. 화면 중앙에 동·서도를 중심으로 근경에 암초대를, 원경에 동해와 하늘을 구분 없이 정의함으로써 망망대해에 외롭게 떠 있는 독도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하나의 풍경화임에 분명하지만 부분적으로는 추상의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작품을 통해 작가는 ‘현대적 수묵’이라는 새로운 회화적 실험을 관객에서 선사한다.

‘응시’는 적막과 고독 속에서 자신의 삶을 지켜가고자 하는 존재들의 고뇌에 대한 환기로 해석된다. 연꽃은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고 연꽃에는 한 방울의 오물도 머무르지 않는다. 연꽃 위에서 물속을 응시하고 있는 물총새는 세파에 물들지 않고 본연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고고한 인격체이자 자연계의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실존적 주체이기도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주변과 자연에 대한 애정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물아의 상태로 실존을 고민하는 이타적사유와 실천을 보여주고 있다.

작품들은 형사를 통해 자연의 생명성을 표현하고 수묵의 변주를 통해 회화적 실험을 지속하면서 자신을 대상에 육화시켜 한 차원 높은 사유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경모 미술평론가는 “작가의 그림은 특정한 기법에서 자유롭다. 단순한‘ 자연의 재현’이라는 회화의 일차적 목표를 뛰어넘어 관객에게 새로운 상상의 나래를 펼치도록 유도하는가 하면 관객 스스로 애잔한 감동을 느끼도록 방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