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종교인과세 세제개편안 실무작업이 착수된 가운데 국민 대다수가 조세평등 원칙에 따라 조세부담이 공평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모든 국민은 헌법 제38조에서 정한 바와 같이 납세의무를 가져야 한다는 논리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3월, 6년 동안 끌어 온 종교인과세에 대해 유권해석을 내린 이유로는 종교인 비과세가 국민정서에 부합되지 않고, 현행 실정법도 조세평등원칙을 따르고 있는 등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또 소득세법 제12조 등 관련법에 납세의무를 구체화 하고 있고, 비과세 규정을 통해 종교인과 종교단체는 비과세에 포함되지 않는다.

문제는 1948년 정부 수립이후 관행화된 종교인 비과세에 법적근거가 없다. 실질적인 비과세 수혜대상으로서 그 기준이 영적봉사자인지, 근로자인지 명확하게 분류하지 않은 것이 오점이다.
규정에 없는 종교인 비과세 관행은 비영리법인의 설립과 허가 등을 규정한 민법의 제정과정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이 법 32조에 따르면 “학술, 종교, 자선, 기예, 사교, 기타 영리가 아닌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단 또는 재단은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어 이를 법인으로 할 수 있다”라고 명시했다.
정부에서 민법과 세법을 통해 비영리법인을 육성하고 보호·혜택을 해주는 것도 이같은 이유이다. 법인세, 취득세, 양도세, 부가가치세 등 19가지의 각종 세제상의 혜택을 누린다. 하지만 유독 종교관련 법인에게만 관련법이 전무하다.

국회에서 이와 관련한 대체입법에 대해 종교단체의 눈치를 살피느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민법에는 종교법인법이 성문화 돼 있고, 조세가 합법하게 추징되고 있다.
최근 종교인 과세에 대해 한국교회언론회는 “종교인과세, 합리적으로 논의할 때가 됐다. 국민과의 형평성을 위해 종교인 과세는 정부방안에 적극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한국 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소속목사들이 자발적인 소득세 납부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불교계는 총론적인 찬성을 표명하고 있지만 각론적으로는 출가자로서 무보시가 원칙이며, 과세대상에 불포함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출가한 승려가 무슨 수입이 있냐는 항변이다.

종교권력감시시민연대 김상구 사무처장은 이와 관련 스님들이 작은 보시금을 받아도 소득세 신고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논리다. 조세형편상 면세점(조세를 부과하지 않는 과세최저한을 말한다) 이하 종교인에게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 것이 세무당국의 입장이다.
김 처장은 소득세 신고 혜택으로 ▲의료보험 수가가 낮아진다 ▲국민연금을 이용할 수 있다 ▲실업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초생활보장 자격이 주어지는 등 국가가 제공하는 최소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결국, 종교인 소득세 납부는 저소득 종교인에게 많은 부가 서비스가 돌아간다는 이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