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선 | 2012/08/13 14:39

사격 진종오

체조 양학선 도마 세계 평정
양궁 오진혁 기보배 불자연인
지원스님 불자선수 노고 치하

 

2012 런던 올림픽 한국 선수단(단장 이기흥, 조계종중앙신도회 수석부회장)이 국민들에게 약속한 10-10은 분명 우연이 아니었다.

여자양궁(좌) 최현주, 기보배, 이성진

불자 태극전사와 낭자들이 일궈낸 값진 금메달은 부처님의 가피와 땀방울의 대가이다. 사격 진종오, 여자양궁 이성진·최현주·기보배, 체조 양학선, 레승링 김현우, 남자양궁 오진혁, 사격 김장미, 여자펜싱 김지연, 남자펜싱 구본길·원우영·김정환 선수 등 12명의 불사조가 이룬 국위선양은 역대 올림픽 대회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환희와 감동의 순간이다.

체조 양학선

12개의 금메달 중 9개의 금메달을 불자 선수들이 목에 걸었다. 올림픽 대회 참가 역사상 펜싱과 체조에서 첫 금메달의 낭보를 알린 체조 양학선 선수, 펜싱 김지연 선수는 세계 올림픽 무대에 금자탑을 쌓았다는 벅찬 감격에 연신 “부처님 감사 합니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종합순위 4위를 차지한 한국 선수단의 피앙새 양궁 오진혁 선수와 기보배 선수는 연인사이로 나란히 금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두 사람은 커플링 대신 오른 손목에 단주를 차고 경기에 나서 자랑스러운 불자임을 드러냈다.

사격 남자 10m·50m 공기권총에 출전한 진종오 선수는 한국선수단에 금메달을 안기며 대회 2연패와 함께 2관왕에 올랐다. 진 선수는 “부처님께 열심히 기도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면서 “응원해 주신 불자들게 감사 하다”고 했다. 진 선수 가족은 독실한 불자 집안으로 어머니가 춘천 삼운사(천태종 사찰)에 다니고 있다.

양궁 여자 단체 7연패 금자탑을 세운 이성진(전북도청)·최현주(창원시청)·기보배(광주광역시청)선수는 단체팀에서 유일하게 전원 불자선수로 이뤄졌다. 8강전에서 덴마크를 206대 195로, 4강전에서 일본을 221대 206로 가볍게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대표팀은 결승전에서도 중국을 210대 209, 1점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펜싱 여자 사브르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지연 선수는 펜싱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주심 오심으로 메달을 도둑맞은 가운데 따낸 값진 금메달로 감동의 물결을 이뤘다. 펜싱에서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은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자 플뢰레의 김영호 선수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사격 25m 권총에 출전한 김장미 선수도 당당히 목에 금메달을 걸었다. 천재 사격 소녀로 평가받고 있는 그는 결선 합계 792.4점으로 중국 천잉 선수를 1점차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여자사격 역사상 2번째 금메달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여갑순 선수 이후 20년 만이다.

여자 양궁 간판 기보배 선수가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며, 여자 양궁 금메달 2개를 모두 휩쓸었다. 여자 양궁 결승에서 멕시코의 아이다 로만 선수를 세트 스코어 6대 5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양궁 대표팀의 맏형 오진혁 선수는 한국 남자 양궁의 자존심을 세웠다. 오 선수의 금메달로 한국 양궁은 총 4개의 금메달 가운데 3개를 휩쓸며 세계 최강의 실력을 과시했다.

불자로 주축이 된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이 대한민국 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구본길, 원우영, 김정환 등 불자 선수들의 맹활약이 뛰어났다.

불자 콤비 이용대·정재성 선수는 남자복식 3.4위전에서 말레이시아 조를 제치고 동메달을 확정했다. 이날 경기에서 정재성 선수는 손목에 합장주를, 이용대 선수는 목에 옴 자 목걸이를 걸고 경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불자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지난 4일 영국으로 출국한 조계종포교원장 지원스님은 올림픽 선수촌을 찾아 국위선양에 앞장 선 불자 선수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지원스님은 불자 메달리스트 만나 격려한 뒤, 올림픽 폐막 이후 종단 초청행사를 마련해 선수들을 치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재우 기자

사격 진종오
여자 양궁(좌) 최현주, 기보배, 이성진
체조 양학선
레슬링 김현우
양궁 오진혁
사격 김정미
펜싱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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