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전체를 한 순간 파괴할 가공할 위력을 가진 원자핵의 공포로부터 벗어나 불교의 생명사상을 추구하는 ‘탈 원전을 위한 전문가 초청 좌담회’가 열렸다.

5일 오후 2시 서울시 종로구 템플스테이회관 3층에서는 불교생명윤리협회(공동대표 법응, 박광서)가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의 책임연구원인 우원식 의원과 김익중 동국대 의대교수를 초빙하여, 우리나라 핵발전의 실상을 낱낱이 드러내고 생명가치의 소중함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법현스님의 사회와 김익중 교수의 진행으로 시작된 이 자리에서 우원식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리 1호기의 60년 수명연장을 위한 선배율 조작 의혹제기에 대한 경위와 향후 고리1호기 폐쇄를 위한 노력에 대해 소상히 밝혔다.

우 의원에 따르면, 지난 2월 9일 오후 8시 34분경 고리 1호기에서 발전기 보호 계전기 시험 중 외부전원 공급이 중단된 사고는  고리본부장과 발전소장들이 공모하여 사건을 은폐한 것으로, 김수근 부산시의원이 우연히 식당에서 원전 작업자의 대화를 듣고 32일 만인 지난 3월 12일 세상에 알려진 매우 위험한 사건이었다고 전했다.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폭발사고의 원인이 외부전원 공급 중단이었다. 현재 관련자들은 사법처리 진행 중이다.

▲ ‘탈 원전’을 위한 초청 좌담회를 갖고 있는 우원식 국회의원(좌)과 김익중 동국대 교수

더불어 우 의원은 원전안전위원회(원안위) 위원 임명 또한 원자력안전위원회법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그는 "동법 제10조에 따르면 원자력 사업과 관련된 사람은 위원이 될수 없다고 규정되었으나, 강창순 원안위 위원장과 윤철호 부위원장이 지난 2011년 6월까지 ‘원자력산업회의’의 부회장과 이사로 재직한 바 있다"며 "이밖에 원전과 관련한 여러 건설사 관계자들도 포함되어 있어 사실상 제대로 된 안전방안을 실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원자로 증기발생기의 온도, 압력, 전원공급상태 등의 수백 가지 정보를 테이터 전용선을 통해 담당자들에게 자동 문자전송을 하는 시스템인 ‘아톰케어 시스템’이 통신장애로 수신이 안되었고, 안전에 직결되는 여러 수치들이 오작동 되었음에도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특히 원자로 수명도 도마에 올랐다. 우 의원은 "설계수명 30년을 5년이나 넘어 1차 수명연장을 받은 고리1호기의 원자로는 1979년 미국 드리마일 원전사고 발생 이후 세계적으로 원전의 안전성이 강화되기 이전에 건설된 원자로로, 2017년 40년이 되어 또다시 수명연장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수명을 60년으로 연장하려는 계획을 위해 선배율을 조작하는 등 심각한 안전상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진행을 맡은 김익중 교수는 “우 의원이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리1호기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와 원전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많은 공감을 얻어냈다”고 밝히면서 생명윤리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원자력의 생물학적 문제점과 사후처리비용에 대한 안일함을 소상히 전했다.

김 교수는 “정부는 핵발전 단가가 37~39원으로 태양광발전 단가보다 15배 저렴하다고 발표하지만, 80년대 후반 이후 약 25년간 전세계 핵발전소는 전혀 증가하지 않은 반면 태양광발전은 매년 50%이상 성장했다"고 밝히면서 "이는 비용이 누락되거나 왜곡되고 있다는 방증이며, 사고 발생시의 처리비용에 대해 전혀 현실적인 추정을 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한편 우 의원의 연구 발표에 대해 과학적인 해석을 덧붙인 김 교수는 오는 9일 11시 서울시 은평구의 ‘열린선원’ 큰법당에서 ‘탈핵의 길, 생명의 길’이라는 주제로 원자핵으로부터의 해방은 불교의 생명사상과도 어우러지고 있음을 밝히는 특별법회를 가질 예정이다.

강정구 기자  gomoo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