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삼국 차인들의 축제인 세계선차문화교류대회가 발족후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렸다.
10월 18일~19일 양일에 걸쳐 개최된 이번 대회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공연장에서의 개회식에 이은 차문화 교류대회 학술대회와 창경궁에서의 들차회, 그리고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의 한중일 선차행다례가 펼쳐졌다. <편집자 주>

세계선차문화 학술대회

세계선차문화교류대회(대회장 최석환)는 학술과 행다가 결합하여 행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학술과 행다가 서로 융합할 때 발전도 기약할 수 있다. 이번대회에는 한국의 20여편, 중국의 14편, 일본의 8편 등 국내외 42편의 논문이 쏟아진 것은 한국 차문화를 한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만하다.
한국측 논문들을 살펴보면 기조강연으로 나온 의정스님(상원사 용문선원장)은 ‘고 청규를 통해 본 한국 선가의 차 생활’ 기조발제를 통해 “선차례는 조사선이 남긴 귀중한 선문화이자 선종의 자산”이라며 “선이 21세기 문명의 대안사상으로 역할을 다하려면 삶 전체의 모든 분야에 실용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측 논문중 맨먼저 주목을 끈 글은 신라의 무상선사의 선다맥이 일본까지 영향을 끼쳤다고 밝힌 쓰촨성 대자사의 석대은 방장이다. 대자사 대은 스님은 ‘무상선사와 대자선차’ 발제를 통해 “신라 무상선사가 대자사에 선차를 전했으며 그때부터 차의 생산과 판매를 여러사찰에서 나눠관리하면서 차를 발전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런 정신에 따라 2004년 자원을 발굴하고 2005년 선차연구회를 만들어 대자선차 보급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의 쿠라사와유키히로 교수는 ‘원오와 슈코와 리큐’에서 “마음의 글을보면 아만을 버리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고, 차도에는 아만이 없으면 안된다고 했다”며 “이는 모순되게 보이지만 무아의 아조차도 떠난 경지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세계선차문화 학술대회는 많은 분량의 논문이 제출되었지만 일정의 촉박함으로 대부분 발표에 나서지 못해 안타까웠다.

하지만 이번 서울대회를 계기로 한국 선차에 대한 많은 논문들이 발표됐고 이에 대한 차인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선차문화교류대회의 발전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 할만하다.

창경궁 들차회

창경궁 들차회는 서울시민과 세계인이 함께한 고궁에서의 찾자리이다. 10월 18일 오후4시부터 6시까지 내외국인 200여명을 대상으로 무아차회와 두리차회 등 두가지 형식의 들차회를 선보였다.

무아차회는 미리 정한 참가자가 공고사항에 맞추어 약정한 시간에 말없이 진행하는 찻자리로 차를 나누는 자리이다. 빙 둘러앉은 참가자들 안으로 사람이 들어갈 수 없도록 하고 밖에서만 차를 마시기 때문에 행사장 안에 사람이 없다하여 무아차회라 한다. 무아차회에서는 우린 차를 밖에 있는 손님에게 날라다 준다. 진행자의 신호에 맞추어 행하기 때문에 조금은 정적인 들차회 형식이다.

반면 두리차회는 참가자가 자유롭게 찻자리를 준비하여 차를 우리면 누구든지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며 담소할 수 있는 형식이다. 때문에 차를 우리는 사람과 받아 마시는 사람 뒤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소란스럽다. 손님께 차와 다식을 드리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화기애애한 형식이다
이번 들차회에서 눈길을 끈 것은 원현철씨(대구 녹지원)였다. 특히 원현철씨는 한복에 갓을 쓰고 나와 확연히 눈에 띄었다. 원씨는 마산한국차문화연합회 대한민국 다향대전에서 10월 6일 대상을 받았고 함께 자리한 류경국은 금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한중일 선차행다례

한중일 선차 행다례에는 4개국에서 15개 팀이 참여해했다. 19일 오후1시부터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가진 행다례는 먼저 한국측 고선다회의 무상선다도를 선보이고, 중국측 남창국제다예표연단의 선차표연, 일본측 심차회의 가게츠행다를 선보였다.

무상선다도는 무상선사의 개창화두인 염불시수를 바탕으로 하여 행다선을 위한 화두를 참관하여 찻자리에서 선차불이의 경지를 구현하고자 한다. ‘끽다시수, 차를 마시는 이는 누구인가?’ 공안을 들고 차를 마시는 행위와 그 시간을 공부처로 삼았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일본의 가게츠행다였다. 이것은 오릿세이라는 접이식 종이상자에 꽃과 달, 1, 2, 3 등 다섯 개의 패가 들어있는데 꽃을 뽑은 사람은 ‘하나’라고 말한다. 하나는 일본어로 꽃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달을 뽑은 사람은 ‘게츠’라고 말한다. 달이라는 의미이다. 나머지도 ‘이찌’ ‘니’ ‘산’이라고 자신이 뽑은 패를 말한다. 이때 꽃을 뽑은 사람이 주인의 역할을 맡아 차를 달이고, 달을 뽑은 사람은 첫 손님이 되어 차를 마시게 된다. 이렇게 차례로 번갈아 가며 계속해서 차를 우리고, 차를 마시기를 반복하는 행다이다. 이 때문에 이 행다는 항상 5명이 한조가 되어 행하게 된다.
 한기선 기자

세계선차문화교류
제1회~6회까지
조주 끽다거의 발원지
백림선사를 시작으로
중국과 대만지역 개최후
발족 7년만에 처음
한국에서 개최돼
그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