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우 | 2013/02/27 01:29

국장단 호소문 “스님들 입장발표 아쉽다”

 

불교방송 희망노조가 제기한 이채원 사장 불자진위가 들불에서 산불로 번지는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양대 노조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린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 사장의 불자진위가 이사회 회의석상에서 진상 소위원회를 꾸려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과정에서 불거져 이미 건널 수 없는 다리를 넘어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에 불교방송프로그램 진행자 스님들이 '이채원 사장 퇴진'을 주장하고 나서는 등 자칫 공영 미디어랩 이후 경영과 조직 정상화에 나선 이 사장의 행보에 발목을 잡고 있는 양상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불교방송프로그램 진행자 성전스님(행복한 미소)을 비롯한 정안(정안의 동행)․자용(룸비니동산)․주석(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지현(거룩한 만남) 스님은 지난 26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나무갤러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교방송 이채원 사장 퇴진과 동조 직원의 공개참회를 주장했다.

 

성전스님은 정목․마가스님이 지방강의로 불참했지만, 기자회견에 뜻을 같이한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면서 1차 공개질의서는 7명이 전부 연대서명 했고, 일부에서 서명과 관련해 참여하지 않은 스님이 있다는 반론제기는 촌극이라고 폄하했다.

 

진행자 스님들은 지난 2월 14일 발표했던 공개질의에 대한 사측의 답변이 ‘주동자 색출과 줄 세우기로 폄하했다’면서 중진 간부들이 늦은 시간 전화해 배후 운운하는 발언을 스님들에게 서슴치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특정인에게 줄서기를 하고 있다는 식으로 몰아세우는 등 공개질의서의 진정성을 왜곡했다고 덧붙였다.

 

스님들은 회견문에서 승가 모독을 바로잡고, 종교문제가 시비되는 이채원 사장은 부적절하다는데 공감했다면서 ▲이채원 사장의 참회와 사퇴 ▲승가 모독을 방관, 동조한 직원들의 공개참회 ▲불교방송 재단이사회의 적극 역할을 주장하며 결의가 조기 실현될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스님들은 또 “승가를 모독하는 불교방송 현실을 지나치는 것은 스스로 승가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기에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불교방송은 불교라는 정체성을 상실하게 되면 파행운행이 불가피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정안스님은 “불교방송이 삼보를 공경하고 아픈 세상에 치유의 법음을 전파하는 방송국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기를 발원한다”면서 “불교방송은 종교방송으로 사장의 종교적 정체성과 신심이 투철한 불자이어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천주교에서 불교로 개종을 하고 불교방송 사장에 선출 됐다는 것은 불교방송이 가진 정체성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이웃 종교에서 언제든지 불교로 개종해 불교방송 사장을 할 수 있다는 선례가 됐다”고 말했다.

 

성전스님은 “불교방송 사장의 종교 정체성 혼란에 이교도 사장이 올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면서 “공개질의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없고 상식이하의 발언으로 진행자 스님들의 명예와 자긍심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성전스님은 또 “양식과 소양을 갖춘 사람이라면 스님들이 1차 공개질의를 했을 때 이유 불문하고 참회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방송사 관계자는 ‘스님이 주동자 아니냐?’는 전화를 해왔다”면서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해 불교방송 국장단은 반박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국장단은 “프로그램 진행자 스님들께서 최근 불교방송 내부 상황과 관련해 방송진행의 본래 현업업무에서 벗어나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매우 아쉽고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방송의 제반 내부문제는 이사회 등 회사의 공식적인 기구와 절차에 따라 해결과정을 밟고 있으므로 믿고 그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요청했다.

 

지난해 79차 정기이사회에 ‘감사결과 보고에 따른 사장 해임 건’이 상정되면서 공론화된 불교방송 내 갈등은 구성원 사이에 감정싸움으로까지 퍼지고 있어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불교방송 이사회는 소위원회를 구성해 감사보고서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고 있으며, 3월 중순으로 예정된 이사회에 그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이재우 기자

 

 

 

 

 

 

 

불교방송 이채원 사장의 승가모독에 대한 불교방송 진행자 스님들의 기자회견문

 

불교방송 진행자인 소납들이 지난번 공개질의서 발표에 이어 오늘 다시 이렇게 기자회견을 하게 되었습니다. 진행자가 방송에만 전념할 수 없는 오늘의 현실이 가슴 아픕니다.

 

소납들은 지난번 공개질의서에서 승가모독에 대한 불교방송 이채원 사장의 발로참회(發露懺悔)와 진정성 있는 답변을 기대했습니다. 우리의 기대와 달리 사측은 주동자 색출에 혈안이 됐고, 스님들의 고뇌에 찬 공개질의를 줄서기라고 폄하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우리 진행자 스님들의 명예와 자존심을 매도하고 다시 한 번 승가를 모독하는 행위입니다. 승가를 모독하는 오늘의 불교방송 현실을 그냥 지나치는 것은 우리 스스로 승가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기에 소납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소납들은 불교방송을 사랑합니다. 삼보정재로 설립된 법음을 전파하는 매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방송국의 임직원들이 불교를 사랑하는 사람들이기를 원합니다. 불교방송국이 불교라는 정체성을 상실하게 되면 운영은 파행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가슴 아프지만 승가를 모독하는 것이 오늘날 불교방송국의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진행자 스님 일동은 불교방송국이 삼보를 공경하고 아픈 세상에 치유의 법음을 전파하는 방송국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기를 간절히 발원합니다. 이에 소납들은 파사현정(破邪顯正)의 비원으로 다음과 같이 결의합니다.

 

 

1. 승가(僧伽)를 서슴없이 모독한 이채원 사장은 참회하고 사퇴해야만 합니다.

2. 이채원 사장과 함께 승가를 모독하는데 침묵으로 방관했거나 동조한 직원들은 스님들께 공개 참회해야 합니다.

3. 소납들의 이 같은 요청에 대해 불교방송 재단이사회는 관심을 갖고 불교방송이 불자들의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합니다.

4. 불교방송 진행자 스님들은 우리들의 결의가 조기에 실현되기를 발원하며 실현될 때까지 정진하겠습니다.

 

 

 

 

                       불교방송 진행자 스님들께 호소합니다

 

BBS불교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스님들께서 26일 최근의 불교방송 상황과 관련해 회견을 가진데 대해 유감의 뜻과 함께 당부의 말씀을 드립니다.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BBS불교방송은 부처님 법을 바르게 펴기 위해 사부대중이 공심(公心)을 모아 1990년 5월 1일 설립한 언론기관입니다. 법적 권리의무 주체를 보면 재단법인 형태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사회와 사장 이하 임직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에 불교방송 전 임직원들은 이사장 스님과 사장님을 중심으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방송제작 환경과 여건 속에서도 ‘더 좋은 부처님 방송’을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업 직원들은 프로그램별로 진행자 스님들과 함께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며 방송불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일반 방송과 달리 불교방송의 진행자 스님들께서는 프로그램 진행 등 직접적인 방송참여로 불교방송 본연의 사명을 이루는데 커다란 역할을 해주고 계십니다. 진행자 스님들께서는 방송을 통한 불법 홍포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계시며, 스님들께서 직접 방송에 참여하기에 불교방송의 경쟁력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진행자 스님들께서는 저희 직원들과 사부대중에게 훌륭한 멘토 역할도 하고 계십니다. 그만큼 저희 방송 직원들의 자부심과 사기도 충천해 있습니다. 불교방송은 앞으로도 진행자 스님들의 그러한 소임과 역할이 한국불교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와 같이 귀하신 프로그램 진행자 스님들께서 최근 불교방송 내부상황과 관련해 방송진행의 본래 현업업무에서 벗어나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매우 아쉽고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사료됩니다.

 

 이채원 사장님 관련 등 방송의 제반 내부문제는 이사회 등 회사의 공식적인 기구와 절차에 따라 해결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따라서 진행자 스님들께서는 공식적인 기구와 절차, 회사 정관과 사규에 따른 문제해결 구조와 절차를 믿어주시고 그에 따른 결과를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들은 대내외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맞아 라디오 뿐 아니라 새롭게 론칭한 TV와 뉴미디어를 활용한 방송발전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차제에 개국 23주년을 맞은 불교방송의 존재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 그동안 주신 지혜와 자비, 원력을 한 번 더 모아 주시기를 간청 드립니다.

 

 

                     불기2557년(서기2013) 2월 26일

                       불교방송 국장단 일동 합장

 

(기획관리국장 김봉래, 편성제작국장 박상필, 보도국장 박관우, 기술국장 홍금표, 마케팅국장 신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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