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파탄, 이사장 “직책 사퇴의사 밝혀”

6일 춘천지검 강릉지청에 고소장 제출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의 동체자비(同體慈悲)한 삶을 실현함으로써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방편으로 사회복지의 향상과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강릉지역의 한 사회복지법인 설립목적이다. 이 복지법인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승려(59)가 이 법인 시설에 종사하는 유부녀를 11년 동안 성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고소당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승려는 대한불교조계종 4교구 본사 월정사 제적승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직원 A(여·56)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사회복지법인 시설의 이사장으로 부터 2002년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성폭행, 성추행은 물론 신체에 대한 폭행, 언어폭력에 시달렸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6일 춘천지검 강릉지청에 제출했다.

여직원 A씨는 고소장에서 “2002년 11월 초 이 사회복지법인 시설에 출근, 이사장실에 아침 식사를 제공하러 갔다가 술에 덜 깬 이사장이 저를 겁탈하려고 해 반항하자 바로 폭행해 결국 강제로 성폭행 당했다”면서 “이후 지난 3월까지 성폭행이 이어졌으며, 반항할 때는 바로 폭행해 무서워 반항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그 기간 매월 1~2차례씩 강제적인 성관계가 이어졌고 2009년 가족들이 알게 돼 아들이 집을 나가는 등 가정이 해체됐지만 폭력과 일자리를 잃을 것이 두려워 성관계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

고소 경위에 대해서는 “승려 이사장이 직위를 이용해 직원인 나를 농락한 것이라고 판단, 고심 끝에 고소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회복지법인 승려 이사장은 “성인들 간에 합의된 성관계가 어떻게 성폭행이 될 수 있느냐”면서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또 “그쪽에서 그렇게 얘기하는 거니까 저도 변호사 자문을 받고 저한테 불리하지 않은 답변을 찾아야지 성관계를 했냐 안했냐고 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며 “이 일로 인해 사회복지법인 운영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8월 5일 사회복지법인 대표이사를 비롯한 일체의 직책에서 사퇴의사를 밝혔으며 개인적으로 처벌 받을 일이 있으면 받겠다”고 했다.

이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