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드라는 일반적으로 수인(手印)을 가리키며 여러 손가락을 결하여 어떠한 상징적인 의미를 표출하는 인(印)이라는 뜻이다. 밀교경전은 불보살의 형상, 특히 무드라를 통해 궁극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비로자나불 무상의 진리에 이르도록 배려하고 있다.”

진각종(통리원장 회정 정사)은 11월 22일 오전 10시 진각문화전승관 강당에서‘밀교의 수행법과 무드라’를 조명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진각종 교육원(원장 경당 정사)이 주최하고 회당학회(학회장 지정 정사)와 위덕대학교 밀교문화연구원(원장 김영덕)이 공동 주관한 학술대회는 티베트 승려 게시쏘남 스님과 한국티벳센터 주지 소남갤첸 스님의 비밀도차제론 무드라 시연으로 막을 올렸다. 이날 두 스님은 만다라공양과 수인, 관세음보살의 분노존으로 나툰 마하깔라에게 공양 올릴 때 사용하는 여덟 가지 수인을 시연해 보였다.
 
학술발표에 앞서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 정사는 축사를 통해 “밀교의 수행은 세상의 모든 것과 나와의 관계를 진실된 마음으로 살피고, 인연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자 실천하는 것”이라며 “모든 존재와 소통으로 공감하며 참된 자성을 생활 속에서 구현하는 밀교의 수행은 깨어 있는 바른 삶”이라고 했다. 회정 정사는 이어 “수인은 손동작으로, 나와 모든 존재가 소통하는 상징”이라면서 “상징만으로 이 세상을 이해하고 타인과 교감하던 밀교의 수행을 우리시대의 수행으로 조명해 사회의 갈등과 이기의 문제를 지혜롭게 이해하며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교육원장 경당 정사는 인사말에서 “티베트, 일본 등의 밀교수행을 조명하고 진각종 수행의 형성과 체계를 살펴보며 미국불교의 현황을 통해 진각밀교의 방향성을 가늠해 보는 일은 참으로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치하했으며, 회당학회장 지정 정사도 “이 대회를 계기로 종조 회당대종사의 생애와 사상, 진각밀교의 교상과 수행에 관해 보다 심화된 관심과 정립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학술대회와 더불어 이날부터 ‘손동작을 통한 소통과 지물(持物)의 상징성’을 주제로 열린 무드라 전시회는 11월 25일까지 계속됐다.

예참불사에는 성초 총인예하와 원로스승 수성 정사를 비롯한 스승들과 일석 전 총금강회장, 일헌 총금강회 서울지부장, 김정기 위덕대학교 총장, 서윤길 동국대학교 명예교수, 장익 위덕대학교 자유전공학부장, 조남일 진선여자고등학교 교감, 진각복지재단 산하 시설장 등이 동참했다.

---------------------------------------------------------------------------------

이날 발표된 논문의 요약은 다음과 같다.

(요약1)진각종 수행의 형성과 체계 / 법경 정사,시복심인당 주교

진각종 수행의 형성과정은 교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육자진언에 대한 신밀, 구밀행법에 대한 교학적 시험과 정립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과도기적으로 채택해 시험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당체법의 증득을 통해 최종적으로 현재의 삼밀수행법이 확립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회당대종사 당시에 이미 종단은 삼밀수행에 대한 정립과 의밀의 행법인 육자관법에 대한 내용적인 정립을 완료하고 있었다.
진각종 삼밀수행의 형성과정은 회당대종사께서 깨달으신 심인을 교리적으로 체계화하고 모든 이들에게 보다 쉽게 심인을 체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치열한 정진의 결과로써 이루어지게 됐으며, 결국 과분가설의 밀교종 확립으로 귀결되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진각종 삼밀수행에 있어서 핵심적인 내용이 되는 육자관념도와 육자진언, 금강지권에 대한 대종사의 가르침이나 밀교 교학적 내용을 충분히 파악해 실제의 수행을 통해 행자가 그 의미들을 터득해 나갈 때 대종사께서 체득한 밀교의 참된 진리성과 역동성을 생생히 살려낼 수 있을 것이다.

(요약2)미국불교의 현황을 통한 진각밀교의 미래 방향성 고찰/보성 정사,안산심인당 주교

미국불교 내 수행문화의 특징으로는 재가중심의 수행문화와 장단기 안거체험 프로그램, 참여불교,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평등하고 자유스러운 수행문화, 수행과 학문을 연결하는 학구적인 프로그램, 심리학적 및 과학적 접근, 자격증 발급을 위한 특별 수행프로그램, 종파적이고 종교적인 범위를 벗어난 수행문화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을 염두에 두고 볼 때 진각종의 불사의식은 정화범주와 본체와의 만남, 일체화, 회향 등 네 단계로 크게 세분화해 볼 수 있다. 이처럼 회당대종사는 종교적 경험과 밀교철학을 향한 해석학적 관점을 근간으로 재가자 중심의 혁신적인 구조를 보여주는 하나의 밀교의식 체계를 편성했다.
미국불교에서 보여지는 수행문화와 견주어 앞으로 종단은 초심자들이 쉽게 젖어들 수 있는 수행분위기 조성, 교화스승의 기본적 소양 및 전문성 강화, 신교도 교육체계 강화 및 포교사 양성시스템 구축, 기간별 집중 수행프로그램 및 연령별,직업별 등 특화 프로그램 개발,상품화 등을 통한 포교전략과 교화방향 설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약3)‘금강정경’에서 수행의 소연경에 대하여/김치온 교수,진각대학원

오상성신관의 각 단계에서 행해지는 관법에 따라 자심관, 월륜관, 금강관, 아입입아관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여기서 자심관, 월륜관, 금강관은 근본적으로 행자의 자심을 관찰하는 것이 중심 내용이며, 아입입아관은 행자의 심신을 불신으로 확증하는 관법이라는 것을 고찰할 수 있다. 자심관을 통해 심심소가 실체 없는 본불생임을 깨달음과 동시에 지혜의 본질임을 깨닫는다. 월륜관은 자심 가운데 지혜와 자비광명이 증장돼 감을 관하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금강관은 증장된 이타의 자비심과 오지의 불지가 본래부터 스스로 갖추고 있다고 확신하고 확증하는 것을 오고금강저를 관하는 것에 비유한다. 아입입아관은 행자의 심신이 부처의 심신과 다르지 않음을 성취하는 것이다.
오상성신관에서의 관법은 관상법, 관념법, 관음법을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그에 따라 수행의 소연경 또한 변화하고 있으나 중심적인 내용은 자심을 관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중생심에서 공적한 마음으로, 지혜와 자비가 충만한 부처의 마음으로 변화해 가는 과정을 관하면서 확인하고 확증하며 견고하게 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요약4)밀교의 수행차제법 연구 / 수각 정사,밀각심인당 주교

대표적인 밀교상징은 진언과 만다라이다. ‘대일경’에서는 제존을 자(字), 인(印), 형(形) 삼존의 본존신으로 정리하고 있다. 밀교에 있어 교리, 의식, 의례 등 실천적 행위의 일체는 이러한 상징의 의미를 체득하는데 있게 된다. 이 상징의 의미를 체득하는 과정을 설하는 것이 만다라이고 체득의 실질적 활동이 삼밀수행이며 체득의 경지가 삼밀상응이다.
밀교는 지혜와 방편을 통합하는 힘을 증익시키는 일련의 수습을 가리킨다. 번뇌로 대변되는 수행의 장애들이 정화되는 과정과 그를 통해 구현된 경지를 상징화한 본존이라는 신행의 대상을 관상함으로써 행자 스스로가 중생을 요익하게 하는 성취자로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 티베트불교 수행전통에서 보여지는 수행차제 전통의 모습은 교법의 왜곡을 딛고 불법의 수승한 가치가 확고하게 뿌리내리는데 일조한 인물들의 활동상으로 메워져 있다. 그 수행의 계보는 바라밀승과 딴뜨라승의 발전적 결합을 한치도 놓치지 않는 방향으로 일관돼 있다. 이를 통해 티베트불교가 바라밀승과 밀교진언승이라는 두 전승을 온전하게 통합하도록 사상적, 실천적 토대를 제공해 새로운 신행가치체계를 구축하도록 일조하게 된다.

(요약5)밀교에 있어 아자관 연구 / 성제 정사,무애심인당 주교

산스크리이트어 ‘아’(阿)자는 본초, 불생의 머리글자로 자음과 연결돼 문자를 구성하는데 보통 무(無), 불(不), 비(非) 등 부정을 나타내는 접두어로 쓰이며 불생, 본불생의 뜻을 갖는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마음의 진실상과 제법평등을 깨달아 긍정과 부정을 초월한 영원불변의 진리에 안주해 심신의 절대적 평온을 얻는 경지를 일컫는다고 할 수 있다.
공해의 저술 중에서 아자관을 독립적 관법으로 평가해 특별한 의의를 인정한 것은 없다. 따라서 일본 진언밀교에 있어 아자관 문제의 핵심은 그 원천을 어디에서 찾느냐 하는 것으로 좁혀진다. 이 말은 공해의 저작 가운데 아자관에 대한 기술이 다소 보인다 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진언종에 있어 각 시대를 통해 꽤 의욕적으로 행해져 온 아자관의 직접적인 원천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오히려 후세에 와서 아자관에 대한 관심이 표명되고 그것이 한때 밀교관법의 대표격으로 여겨지게 된 데에는 여타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이 논문은 전통수행프로그램의 일례를 들어 그 형성과 전개를 요약적으로 고찰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요약6)대일여래 지권인의 전개양상에 관한 연구 / 허일범 교수,진각대학원

인계가 설해진 최초의 경전인 ‘모리만다라주경’에는 열여섯 가지 인(印)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1세기가 지난 7세기 아지구다가 번역한 ‘다라니집경’에는 300종류 이상의 인이 설해져 있다. 이 중 지권인은 비로자나불의 수인을 대변한다. 금강계 대일여래의 인상은 지권인으로 지칭하는 것이 습관화돼 있지만, 불상이나 도상으로 표현하는 경우에는 각승인, 최상보리인이라는 다른 명칭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인계가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내용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근본이 되는 것은 보리심이다. 지권인의 종류도 왼손의 검지를 오른손으로 감싼 지권인, 왼손의 검지를 오른손 사이에 세운 지권인, 왼손에 금강저를 쥔 지권인, 좌우 두 손을 벌린 형태의 지권인, 전법륜인으로 된 지권인 등이 있다.
어쨌든 지권인과 전법륜인이 닮아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일이다. 일반적인 지권인에서 양손이 조금 떨어진 지권인으로 전개되고 그것이 완전한 모습의 전법륜인으로 변화해 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전상으로도 금강계 대일여래의 존형은 최초 보살형에서 여래형으로 전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약7)금강계 37존의 무드라 / 김영덕 교수,위덕대학교

무드라는 일반적으로 수인(手印)을 가리키며 여러 손가락을 결하여 어떠한 상징적인 의미를 표출하는 인(印)이라는 뜻이다. 밀교경전은 불보살의 형상, 특히 무드라를 통해 궁극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비로자나불 무상의 진리에 이르도록 배려하고 있다. 진각종에서 결하는 인계와 송하는 진언은 모두 사만의 하나로서 상(相)에 해당하며 상을 통해 무상에 접근하고자 하는 방편이 발달한 것이 바로 밀교다. 언어로 설하거나 영상으로 보여주거나 방편으로서의 상임을 부정할 수 없으며, 다만 어떻게 활용하는가 하는 것이 문제된다.
각 무드라의 상징성을 통해 37존의 메시지가 형식적 의례중심이 아닌 자력성취와 이타실천의 가르침이며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할 밀교행자의 구체적 실천덕목임을 알 수 있다. 상으로서의 무드라는 몸으로 나타내는 모두가 신밀이 될 때 무드라의 궁극에 이른다고 할 수 있다. 신체 그 자체가 무드라다. 여래의 신밀을 그대로 따라 하고자 하는 것으로 하나 하나가 밀인 아닌 것이 없음을 궁극으로 삼는다. 37존의 표치로서의 무드라가 전해주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을 때 우리의 삶은 더욱 다채로워지고 궁극에는 진리에 계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