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선 | 2014/03/25 18:56

마스터 플랜 개편 새로짜야
자연조경으로 산사분위기
초파일 후 불사 추진위 구성

 

서울 강남의 요지, 빌딩 숲에 둘러싸인 봉은사가 주지 원학스님 취임 100일(3월 15일)을 맞아 도심속 산사로의 변모를 준비하고 있다.

봉은사 주지 원학 스님은 3월 18일 오후 1시 다례원에서 주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임 주지로서 생각하고 있는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원학 스님이 생각하는 도량은 먼저 산사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봉은사에 더 많은 건물을 짓기 보다는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조경으로 사찰을 가꾸어 도심속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도심공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꾸밀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스님은 도심 속의 소중한 땅을 주차장으로 쓰고 있는데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지상 주차장을 운영하기 보다는 지하로 깊이 파서 주차장과 필요한 사무 공간을 쓸수 있도록 하고 지상에는 자연 조경을 해서 산사의 분위기를 더 느낄 수 있도록 마스터플랜을 새로짜야 한다”며 “초파일 후에는 봉은사 불사추진위원회를 모아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계획을 새로 짤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학스님은 “사찰이 사찰 다워야 하는 것은 깊은 산중에서 듣는 목탁소리와 종소리가 마음을 안정시켜 주듯이 생활에 지친 많은 사람들이 봉은사에서 산사의 분위기를 느끼고 편안한 마음으로 쉬고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불사를 새로 짜야함을 강조했다.

봉은사는 그동안 무허가 가건물인 요사채와 식당불사가 어려웠는데, 최근 도시공원 관련 법률개정으로 봉은사내에 전통사찰의 증축이 가능해져 우선적으로 증축해 가람정비를 할 계획을 밝혔다. 가건물을 허물고 96평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340평의 건물을 신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강남구청에 문화재현상변경 신청을 해 놓은 상태지만 허가가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자체의 건축 허가가 나면 바로 공사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신축건물 지하를 하나의 공간으로 만들고 지상으로는 두동의 건물이 있는 것처럼 지을 계획임을 밝힌 스님은 이번 중창불사에 공사비 26억 원, 공사기간 4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안에 낙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불사의 공사비는 국고지원 없이 모두 봉은사에서 충당하게 될 것이라며 재정계획을 밝혔다.

 

유아수계 법회 등 가족신행기반
간화선 보급, 불광보조 일요법회

스님은 가람정비 불사 이외에도 도심 포교 활성화를 위해 불자의 감동을 이끌어 낸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선종수사찰 봉은사의 정체성과 간화선 보급을 위해 가족이 함께하는 ‘불광보조 일요법회’를 진행하고,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모토로해 미취학 아동들에게 오계를 수지하게 하는 유아수계법회를 활성화해 가족신행의 기반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원학 스님

또 새신도 안착화 및 전법운동을 펼쳐 매년 3,500여세대가 유입되지만 기초학당에서 교육받는 1,000명을 제외하고 편입되지 않은 2,500여 신도들을 중점관리해 신도상담을 강화나간다는 생각이다.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수행, 신행을 확대하면서 불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기도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 운영한다. 그리고 ‘관세음보살 42대원 성취기도’처럼 박람회에서 우수콘텐츠상을 받는 등 신행프로그램으로 정착된 것은 지속적으로 실천해 가게 된다.

더나아가 원학스님은 올해 하반기 중 직접 초의선사의 동다송을 강의할 예정임을 밝혔다. 스님이 오랫동안 관심을 기울여온 동다송이 조만간 탈고하게 되면 그것을 교재로 신도들에게 차문화를 보급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1박2일의 템플스테이와 당일 체험 프로그램인 템플라이프를 더욱 활성화시켜 코엑스를 주변에 두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봉은사의 장점을 극대화 시켜 세계화의 중심사찰 봉은사를 만들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한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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