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선 | 2014/04/04 15:19

조계종 종회의장 향적스님(64세)이 선사들의 선시를 해설한 <선시,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를 펴냈다. 이 책은 스님이 해인사 지족암 법회 때 신도들과 읽던 선시들을 스님 특유의 해설을 더해 책으로 엮은 것이다.

선시는 선사들의 오도송이고 열반송이기 때문에 해설하기 두렵다고 소회를 밝힌 향적스님은 “젊은세대들이 선시 읽기를 기피하는 것은 난해하다는 선입견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적스님의 이번 신간은 선시를 어려워하는 젊은이들이 큰 어려움 없이 선시를 접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선시는 깨달음의 세계로 모든 형식과 격식을 벗어나 궁극의 깨달음을 추구하고 있다. 이처럼 선사들은 선시를 통해서 정신적인 자유를 지향했던 것이다.

향적스님은 “수행자는 이상주의자이고, 선시는 이상세계를 표현한 것”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선시는 현실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책에서 스님은 고려의 진각혜심스님의 “북두칠성으로 은하수 길어다 차를 달이는 밤/차 끓는 연기가 달의 계수나무를 감싸네.”라는 표현 속에서 현실을 떠올린다. 필자가 머물고 있는 가야산 해인사 지족암에서 맞이하는 한여름밤의 정경과 절묘하게 일치하기 때문이다.

은하수가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릴 것만 같은 별빛을 보고 있으면 이것은 실로 우주의 활홀한 선문이라고 찬탄하게 된다고 해설했다.

이처럼 제망매가를 지은 신라의 월명사로부터 태고보우, 함허특통, 서산청허, 편양언기, 경허성우, 만공, 한암, 효봉, 경봉, 향곡, 성철 등 근대에 이르기까지 70여편의 선시를 해설했다.

향적스님은 가야산 해인사에 출가하여 언론매체를 통한 포교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월간지 <해인>을 창간하고, 초대 편집잡을 역임했으며, 조계종 교육원 초대 교육부장으로 승가교육을 체계화 했다.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 사장으로 불법홍포를 위해 노력했으며, 현재 조계종 종회의장 소임을 맡고 있으며, 가야산 해인사 지족암에 주석하고 있다.

향적스님 지음/조계종 출판사 펴냄/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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