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절정인 강원도 인제에
선원 하나가 또아리를 틀었네

인제 하추리 용화사

설악의 깊은 계곡속에 절이 있었다. 단풍이 절정에 이른 설악의 여기저기서 울긋불긋함이 자웅을 다투고 있다. 그 곳에 용화사(선원)가 유아독존하고 있다.
강원도 인제군 하추리 기린산에 위치한 용화선원은 말 그대로 전통과 현대식을 가미한 새로운 명소다. 본사인 인천 용화사가 지난 97년 4월 착공해 2000년 4월26일 개원했다.
용화선원을 별장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칠까. 누구의 소유도 아닌 불자들의 대중처소라면 이리 말해도 큰 누가 되지는 않을 터.
선원은 말 그대로 선을 중심으로 하는 용화사 창건과 깊은 관련이 있다.
활구참선 수행도량인 용화사의 종풍답게 이곳 인제 용화선원에는 참선에 전념하고 있는 20여명의 스님들이 기거하고 있다. 용화선원 청곡스님은 “조실 전강선사(75년 열반)는 23세에 견성하시어 혜봉·혜월·용성·한암·보월·만공 등 당대의 6대 선지식과 법거량을 하여 모두 인가를 받으시고 25세에 만공선사의 법맥을 이었다”고 말하고 “1963년 용화사에 선원을 개설한 이래로 수많은 수행자들이 이곳을 거쳐갔다”고 전했다.
인천 용화사는 현재의 원장인 송담스님이 75년 법좌를 물려받은 이래로 참선수행도량으로 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이곳 인제 깊은 계곡에 용화선원을 창건했다.
용화선원의 모든 운영은 스님들과 신도들의 정진수행을 위한 공간으로서 움직여지고 있다. 특히 일반신도들을 대상으로 법회 중심으로 신행활동을 하다보니 출가와 재가의 구분이 없다. 불교의 진수인 활구참선을 널리 수행할 수 있도록 보살선방과 시민선방을 개설,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때문에 인제 용화선원은 별장이다. 요샛말로 콘도다. 일반 콘도라 해도 뒤쳐짐이 없을 만큼 용화선원의 자연경관은 빼어나다. 지세로 말한다면 학이 둥지를 튼 형상이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산자락 옆에 깊은 계곡이 또아리를 틀었다. 선방에 앉아 좌선경계에 들면 보이는 것이 경계요 열반에 들 듯 하다.
법당은 현대식을 가미했다. 제대로 측량한 목조로 지은 건물은 여느 선원과 달리 장엄미가 가득하다.
선방 심원스님은 일반 신도들도 멀리 이곳에 와 한달 이상씩 참선에 든다고 전했다. 온갖 상념에서 벗어나 오로지 나를 찾는 과정에 입문해 미소를 머금고 간다고.
유혹이 아닐 수 없다. 부처를 찾아 떠나는 여행, 그 여행에 필요한 처소를 용화선원이 제공하고 있다. 얼굴에 그득한 자비심으로 객을 접한 심원스님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열반으로 가는 몸짓이었다. 심원스님이 한 수 가르쳐 주었다.
“참선을 가르치는 스승과 도량은 많지만 어찌 함부로 그런 곳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 용화선원은 이러한 점에서 많은 수행자들에게 더 없이 소중한 정신적인 귀의처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
용화선원은 지역경제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매주 적게는 50여명, 많게는 수백명의 신도들이 다녀감으로 해서 주변 경기가 살아난 것. 특히 선원이 있는 하추리는 비포장도로가 선원 개원으로 포장되면서 인적 드문 산천에서 깨끗한 선진마을로 탈바꿈했다.
래프팅으로 유명한 내린천 계곡을 따라 절을 찾아가는 드라이브의 묘미도 놓칠 수 없는 부분.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요즘, 인제 용화선원 가는 길이 들떠있다. 상경할 때 필례약수를 들려오는 것도 빼놓아서는 안될 일. 특히 필례약수에서 은비령으로 가는 길은 국내 대표적인 단풍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