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충북 괴산 학생군사학교
개신교 가톨릭 등 통틀어 최초

창군(創軍) 최초 비구니 군종장교가 탄생했다.

우리나라 군승제도가 1968년에 도입된 이후 불교계 최초 비구니 군종장교인 명법스님이 신임 군승 12명과 함께 27일 오후 2시 충북 괴산 학생군사학교 임관식에 참석, 장교로서 첫 발을 내딛는다.

여성군종 장교 임관은 개신교와 가톨릭·원불교 등 종교 전체를 통틀어 창군 최초이다. 이들은 지난 4월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9주 동안 군사교육과 군종병과 교육을 수료했다. 또 임관된 군승 47기(군종 72기) 법사들은 전국 육군·해군·공군 각 부대에서 장병들의 법회, 교육, 상담 등 병영활동을 돕는다.

신임 군승법사는 천경 박성현(1사단 12연대), 여각 문영식(2사단 31연대), 현광 고광석(해군 연평부대), 지현 박재윤(15사단 38연대), 금륜 류준호(6사단 7연대), 금조 이창열(27사단 78연대), 구암 정성철(5사단 35연대), 만소 위민수(해병 6여단), 선행 이종문(3사단 18연대), 금담 주기선(7사단 3연대), 여범 박상민(수기사 26여단), 승우 김병주(25사단 71연대), 명법 신민기(1군단) 등 13명이다.

이날 임관하는 전체 군종장교는 군승 13명, 군목 39명, 군신부 12명, 군교무 1명 등 65명이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 정우스님은 27일 임관식에 참석해 신임 군승들을 축하·격려한다. 또 오후 4시에는 학생군사학교 군법당 학림사에서 고불식을 봉행할 예정이다.

신임 군승들은 30일 오전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 접견실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예방하고 임관 신고식을 한다.

앞서 군종장교로 임관한 비구니 명법스님은 2014년 군종장교(요원) 선발 최종합격자 군승요원 10명 가운데 최초로 포함됐다. 명법스님의 군승요원 선발은 국방부가 지난해 7월 군종병과를 여성에게도 개방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뤄졌다.

군종교구는 “비구니 스님 군승파송은 우수한 군승 자원을 통해 군포교 활성화 및 군의 정신전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계종 최초 비구니 군종장교인 명법스님은 1980년생으로 1999년 19세에 마곡사를 재적본사로 출가해 2000년 사미니계를 받았다. 2006년 동학사 승가대학 졸업, 2010년 어산작법학교 졸업, 2014년 2월 동국대 불교학부를 졸업했다.

한편 창군 이래 최초의 여성 군종장교(군승)로 임관한 명법스님은 “군포교에 여성만의 장점 불어 넣겠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스님은 “군 문화가 남자들의 상징이지만, 별로 개의치 않는다. 남녀 성별만 다를 뿐이다”며“친절한 상담과 인성교육으로 군대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병들에게 바람직한 삶의 지침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고교졸업 후 출가사문의 길에 들어섰다는 명법스님은 “고등학교에 들어간 직후부터 후회 없이 살 길이 무엇일까 고민을 하다 부처님가르침에 감동해 출가했다”면서 “군종장교에 지원할 때도 출가할 때처럼 전혀 망설임도 없었고, 갈등도 없었다”고 말했다.

스님은 초임 근무지가 1군단에 배속된 것에 대해 “인연에 따라 가는 거다. 든든한 후원자이고, 스승인 부처님이 계신다. 두려울게 없다”며 “군사훈련을 받기 전 기초체력을 키우기 위해 매일 1000배 기도를 했다. 또 병영생활을 하면서 건강증진에도 관심을 갖겠다”고 했다.

특히 “병영 내 성추행 등 갈수록 늘어나는 여군 관련 문제에서도 비구니 군종장교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