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능위에 16대 비구니 종회의원 후보 자격 박탈 요청

“나이제한과 재선조항은 종헌·종법 위반… 운영위 독단”

열린비구니모임(가칭) 준비위원회(공동위원장 혜운·임대·정현스님)가 16대 비구니 종회의원 후보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 9월 22일 전국비구니회 운영위에서 16대 비구니 종회의원 후보 선출과정서 종헌‧종법을 위반하는 등 독단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들은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제16대 비구니 중앙종회 의원 후보자에 대한 이의신청서와 요청서를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범여스님)와 조계종 직능대표선출위원회에 제출했다.

이의신청서에 따르면 비구니회 회칙 중 비구니 종회의원의 자격을 50세부터 65세까지 제한하는 나이제한과 재임 이상은 하지 못하도록 한 재선조항은 종헌종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불법무효의 사유가 된다는 것이다.

조계종총무원 전 문화부장 진명스님.

이에 대해 총무원 전 문화부장 진명스님은 “비구니회는 6천여 비구니들의 뜻을 담아내지 못하는 회의를 운영해 오고 있다. 관례상 전국 지회장의 추천을 통해 비구니 종회의원을 뽑아왔지만, 세상이 많이 바뀌었고 자격을 갖춘 스님들도 많다”며 “운영위원회 소수의견으로 종회의원을 뽑는 것을 묵과할 수 없어 이의신청을 한다”고 밝혔다.

또 계환스님(전국비구니회 운영위원장)을 겨냥해 “운영위원장은 제척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선위원회에 참여해 본인이 본인을 뽑은 격”이라며 “아무리 비구니회장 스님이 추천했다 하더라도 출사표를 던졌다면 그 자리에 들어가지 않아야 모든 대중이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스러면서 “이런 악법을 비구니회에 담고서 어떻게 종단과 사회를 향해 비구니 차별에 대해 얘기할 수 있겠느냐”며 “종단보다 더 심한 차별을 비구니회 내부에서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앞서 열린비구니모임은 9일 전국비구니회 운영위원회의 정상적 운영과 제16대 비구니 종회의원 선출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 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비구니 중앙종회 의원을 선출하기 위해 열린 전국비구니회 운영위원회가 최소한의 여론 수렴이나 합리적 선출 절차 없이 비구니회 소수 운영진 스님의 독단적 의지에 따라 선출됐다”며 “비구니회 운영진 내부의 파행적인 운영을 목도하며 깊은 우려와 참담한 심경을 감출 수가 없다”고 했다.

이들은 성명서을 통해 ▲제16대 비구니 종회의원 선출 과정을 공개하는 전국비구니회 임시총회 소집 ▲간선직 선정기준 등 후보 선출에 대한 제도적 보완 ▲비구니 권익 향상을 위한 전국비구니회의 입장 및 발전방향 제시 ▲관행주의에 대한 내부성찰 등을 촉구했다.

열린비구니모임에는 11일 오후 현재까지 140여 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연대서명에 동참하고 있다.

이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