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638.05.08 17:47 발행
생전예수재, 업장소멸과 극락왕생 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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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운 스님 |
세상사 그러하듯이 영원한 것이 없기 때문에 때가 되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살아 있는 목숨은 반드시 죽는다’(생자필멸)고 했습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힘없는 들풀이 되던,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되던 인연 따라 왔다 인연 따라 가는 겁니다.
죽음 앞에서면 누구나 두렵고 공포를 느낍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는 속담이 있듯이 살고자 하는 욕망은 죽음의 문턱에서 의연해 질 수가 없는 것이 세상사 인지상정입니다. 숨 한번 쉬니 극락이요, 숨 한번 멈추니 지옥이 따로 없다고 했습니다. 매 순간 순간 숨을 쉬지 않고는 살 수가 없기 때문에 삶과 죽음의 가름이 이와 같다는 것입니다.
다만, 사람마다 주어진 수명은 스스로 지은 업과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마저도 때가 되면 떠나야 합니다. 또 떠난다고 해서 이승에서 지은 죄업을 전부 소멸하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선인선과 악인악과입니다. 지은대로 그 과보를 받는 것입니다. 죽어서도 끝나지 않는 문제가 바로 스스로가 지은 죄업에 대해 그 벌을 달게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윤달이 든 해에는 영산재와 함께 생전예수재를 각 사찰마다 하게 됩니다. 영산재는 선망부모와 조상들을 천도하는 의식이라면, 생전예수재는 살아생전에 지은 죄업을 미리 소멸시키는 의식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은 누구나 전생 염라대왕 전(명부전)에서 잠시(사후 49일간) 머물 때 지은 빚이 있습니다. 명부전은 사람이 죽어 저승으로 갈 때 49일간 머물며 생전 복덕과 죄업을 평가받는 곳이며 이승과 저승간의 중간에 있습니다.
또 사후에 중생들은 명부전에서 생전 지은 죄업을 탕감 받고 복덕을 새로 지어 다시 한 번 인간 몸을 받고자 빌린 돈이 ‘흠전’ 이라는 것 입니다. 그리고 수행을 위해 빌려 읽은 책을 간경이라 하며,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누구나 얼마간의 전생 빚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사이 중생들은 늘 사는 것에 급급해 지난 생에 빚진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삽니다. 참다운 지혜는 찾을 길이 없고, 무명에 휩싸인 채 탐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생 인연에 대해 지혜를 들려주실 큰 스님들을 모시고 인연법에 대한 좋은 법문을 듣고 남은 생애 좋은 일을 크게 한번하고 다시 저승길에 오르겠다는 각자의 서원을 부처님께 올리는 것이 바로 생전예수재의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전생 명부전에 진 빚을 갚는 의식을 통해 업장소멸과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것입니다. 생전예수재에는 열 가지의 공덕이 따릅니다. 첫째, 마음이 향상 즐겁고 희망에 차 있다. 둘째, 전생 내생에서 죄업이 소멸된다. 셋째, 심신이 경쾌해진다. 넷째, 가정이 평안하다. 다섯째, 무병장수한다. 여섯째, 심덕이 깨끗해진다. 일곱째, 소망을 성취한다. 여들째, 공덕을 쌓고 자손이 창성하여 부귀공명 한다. 아옵째, 깨달음을 얻는다. 열 번째,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태어난다고 했습니다.
소승은 이와 같이 부모은혜를 살아생전과 같이 사후에도 극진이 봉양하는 것이 자식 된 도리이며, 참 불자의 길이라고 생각하면서 반야용선을 특수 제작해 여수 남해대교 아래에 해상 법당을 운영 중에 있습니다. 반야용선은 고해의 바다를 가로질러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려주고 참 다운 지혜를 얻어 업에 끄달림이 없이 아미타국에 왕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살아생전 자신의 죄업을 미리 닦고 그 공덕으로 선망부모와 조상에게 돌려준다면 이 보다 더한 효행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러한 공덕이야 말로 수승한 공덕이며, 부모를 위한 지극한 발원으로 올리는 천도의식은 가난한 이웃을 위한 배품의 공덕 또한 매우 크다고 하겠습니다.
반야용선사 주지 동운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