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창건주 ‘엄격한 수행’ 강조

조계종 영축총림 통도사 현 율주인 혜남스님이 통도사 창건주인 자장 율사의 삶을 더듬은 책을 내놓아 주목받고 있다. ‘대국통 자장율사 그리고 영축산인의 한담’(맑은소리 맑은나라)이 그것이다.

엄격하게 계율을 지킬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 자장 율사의 삶과 행적을 오늘날 통도사에서 후학들에게 지계정신을 전하고 있는 혜남스님이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새삼 통도사의 의미를 되새기고, 올바로 이해하자는 차원에서다.

혜남스님은 자장 율사와 거의 같은 시대를 산 당나라 도선 율사의 ‘당고승전’을 비롯해 일연의 ‘삼국유사’, 도세스님의 ‘법원 주림’ 등을 비롯한 자장 율사 연구에 있어 가장 정확하다는 옛 기록을 비교, 분석해 자장 율사의 삶을 되짚어 내고 있다.

자장 율사의 가계(家系)와 생몰 연대, 어린 시절, 출가 등 개인적인 삶을 추적하는 한편, 당나라 입국 후 자장 율사가 배운 것과 율사가 신라로 돌아온 후 불교 신자가 불같이 일어나 대국통으로 불리게 되는 과정 등 불교적 업적도 되새기고 있다.

혜남스님은 특히 통도사에 수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수계할 수 있는 계단(戒壇)을 설치한 자장 율사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 덕분에 한국불교가 대중적으로 계를 받을 수 있게 발전했다는 것이다. 한국과 달리 소승불교나 중국 등에서는 특수한 사람만 계를 받을 수 있다.

책 후반부는 불교의 계와 율, 그리고 세상의 일에 대한 지혜와 생각이 담긴 혜남스님의 칼럼을 싣고 있다. 2009년 미국 월가의 금융사기 사건, 추기경의 선종, 아이티 지진 등 크고 작은 일에 대한 스님만의 해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혜남스님은 “‘미치광이의 지껄이는 말 속에도 성인이 취할 것이 있다’는 이좌거의 말을 기억하고 나의 옹졸한 소견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인연에 따르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낸다”고 말했다.

이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