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선 | 2015/07/20 20:10

동 티베트는 서장 장족자치구 밖 라사 동쪽 위치
순례 여정 마얼캉서 시작, 中 성도서 6시간 거리
세계최대 승가학교 오명불학원, 7천명 학승 공부
불교학문 다양, 1~10년 기간 달라 2평 토굴 기거

 

동 티베트 설산도시 야칭스에는 불교입문 과정을 공부하는 스님들이 매일 절 수행을 한다.

수미산이 이상세계의 불국토이라면, 현실세계의 해탈을 열망하는 순례(수행)자들이 머문 티베트는 자연의 경이로움 앞에 감탄을 넘어 절로 숭배하고 예경을 올린다.

그래서일까? 언제부터인가 동 티베트의 ‘야칭스’와 ‘오명불학원’이 국내 성지순례자들의 로망이 됐다. 1만 명이 넘는 스님들이 한 곳에서 수확하고 수행하는 공동체 모습을 이곳을 통해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촌 여러 곳을 누비고 다녔지만, 수행자 1만여 명이 대단위의 공동생활을 하고 있는 곳을 본 적이 없었고, 부처님가르침을 온전하게 구현하는 오명불학원은 티베트 불교가 살아 있는 역사적인 현장 그 자체였다. 

오명불학원 학승들의 처소는 나무 흙집으로 1만채에 이른다.

신비스러운 동 티베트는 티베트 서장 장족자치구 밖 라사의 동쪽에 위치해 있다. 일명, 캄파라고도 한다. 티베트는 크게 4개 지역으로 구분하는데 나머지 서쪽을 아리, 북쪽을 암도, 중앙이 위장이다. 근래 동 티베트은 티베트 불교와 문화면에서 대표역할을 하고 있다. 스님들의 수행과 승단의 규모 그리고 신도들의 신심이 본토와 다른 지역 불교를 이끌고 있다.

동 티베트를 순례하다보면 마을 중심엔 어김없이 사찰이 있다. 사찰이름과 마을이름이 똑같다. 보통 한 사찰에 200여명 이상 스님들이 사찰주위에 처소를 이루고 그 주위에 마을사람들의 집들이 사찰과 크게 다르지 않는 모습으로 자리 잡는다. 민가가 사찰과 스님들을 위해 있음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이런 모습을 그리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만다라다.

동 티베트 역시 고원에 위치해 있다. 성도에서 서쪽으로 길을 가다보면 해발이 점점 높아지고 산은 험준하다. 어느 덧 산이 높아서 일까? 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한국 땅을 떠날 때는 더워서 반팔을 입었지만, 지금은 두터운 파카를 입고 있다.

파란하늘이 설산과 더불어 오색 깃발을 단 집들, 파라초가 나부낌은 이곳이 동 티베트이며 장족들의 삶의 터전임을 알 수 있다.

야칭스 수행승들의 임시 수행처.

동 티베트 순례 여정의 첫날밤은 해발 2,625m에 위치한 마얼캉에서 시작된다. 아바장족자치주의 주도이다. 성도에서 250여키로 거리로 6시간 거리다. 이 지역엔 장족이 두 부류이다. 판첸라마를 주로 신봉하는 아바장족과 달라이라마를 추종하는 깐즈장족이다. 

마얼강은 시내 중심에 강이 흐르고 잘 정리된 강변길은 주요길이다. 아침저녁 시민들이 산책을 한다. 나이든 장족들은 전통복장을 입고 생활을 하나 젊은이들은 서구 복장이다. 티베트 불교의 도시답게 스님들이 자주 눈에 띈다. 마얼캉은 잘 정비된 도시만큼 사람들은 여유로워 보이며 식당에서도 한족과 다르게 조용하다.

 

세계최대 승가학교 오명불학원

써다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20여분을 달려 오명불학원 초입에 도착한다. 이곳을 오는 동안  직접 본다는 설레임은 어느 때보다 크다. 오명불학원 첫 모습에 놀라움과 환희심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세계최대 승가학교 불학원인 오명불학원은 1980년 진미팽조(진메펑춰)린포체(티벳어로 스승이란 뜻)가 32명의 제자를 이곳에서 가르쳤는데 그의 가르침이 깊고 수승해 많은 학승들이 티베트와 중국전역에서 몰려와 현재는 7천여 명의 스님들이 경전과 불교사상을 공부하고 있다.

오명불학원 학승이 많을 때는 37,000여명이 공부했다고 한다. 가르치는 불교학문이 다양하며 이에 따라 1년 3년 5년 10년 등 학습기간도 다르다. 이곳에 공부하러 온 스님들은 각자 기거할 집(토굴)을 짓는데 형편에 따라 규모와 자재가 다르긴 하지만 보통 2평 정도 규모의 나무 흙집이다. 지금은 10,000채 정도이다.

척박한 환경과 오지의 계곡에 자리한 7개의 불학원을 중심으로 학승들은 산 비탈길 공터에 각자의 처소를 지어왔는데 이로 인해 산들은 빈틈없이 작은 쪽방들로 빼곡했다. 공부하는 수행승들의 각기 다른 공부시간과 수행의 패턴으로 골목 곳곳은 늘 학승들로 붐빈다.

 

극락아래 첫 마을 야칭스

순례자들이 마니주를 돌리며 수행길에 나서고있다.

아름다운 설산의 도시 간즈(3565m)에서 야칭스로 향했다. 설산을 끼고 있는 유럽의 여느 설산도시처럼 아름답다. 설산에서 공급되는 물이 풍부해 고지대에도 농토가 도시 외곽을 이루고 있다.

야칭스 가는 길은 동 티베트 최고의 풍경이다. 기암설산과 호수 파란하늘과 야크떼, 티베트에서 그릴 수 있는 모든 풍경을 이 길에서 감상할 수 있다. 3시간쯤 달리자, 수행자들의 로망인 ‘야칭스’에 도착했다.

지구상 가장 많은 스님이 수행하는 극락아래 첫 마을 야칭스는 해발 4000m에 자리한 수행처이다. 20,000여명의 스님들이 수행을 하고 있다. 야칭스는 금강보살의 화신으로 추앙받은 아추라마에 의해 역사가 시작한다. 스님이 이곳에서 법을 펴신 후 그의 가르침에 귀의한 스님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거대한 수행처가 형성됐다.

아추법왕의 뒤를 이어 법왕에 오른 아슝법왕의 지도력과 성불을 위해 처절히 수행하는 수행승들은 야칭스를 오늘날 지상 최고의 수행공간으로 세상에 알렸다. 파드마 삼바바상을 위주로 개인 수행처 방향이 잡히는데 크고 작은 토굴과 임시수행처소가 즐비하다. 토굴 오른쪽은 비구니스님 공간이며, 왼쪽은 비구스님 공간이다. 변변한 화장실은 없으며 허름한 수행처는 발을 쭉 벗고 자는 게 사치스러울 정도다.

야칭스는 현재는 비구 6000명, 비구니 10,000만명, 한족스님 400여명 정도가 수행하고 있는데, 입문과정 스님들은 오가행 법당에서(06~11:00,13:30~19:30) 4가지 법문구를 11만독씩 각기 독송하고 절을 하는 일정으로 공부한다. 이과정은 7개월이며, 오가행수행이다.

7개월 후 공부처를 한 단계 상급 과정으로 옮기고 공부 중 의문이 있으면 아슝라마에게 묻고 검증받을 수 있다.  인증을 받으면 다른 초보들을 가르칠 수 있다. 법왕은 오전8~11시까지 스님들을 지도하는데 주로 비구니스님이다. 오후5~9시까지는 스님들과 참배객들의 접견을 받는다. 이때는 비구스님들과 일반인들 대상이다.

겨울은 혹독하다 영하 25도까지 내려간다. 이곳을 개산한 아추라마스님은 금강보살의 화신으로 열반시기가 오자 170m이 넘던 키가 아주 작아지는 기적을 보이셨으며, 지금도 간절히 기도하면 나툰다고 한다. 현재는 아추라마스님이 지정한 아슝라마가 법왕으로 야칭스를 이끌고 있다. 이곳은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즈음해 아미타극락법회를 봉행한다. 매년 4만여 명이 참여하는 대법회다.

순례를 마치고 엘라고개를 통해 청장고원에서 사천성 성도로 귀국길에 올랐다. 엘라고개를내려 오는 길목은 마치 천상에서 인간세상으로 내려오는 것처럼 착각에 빠지게 한다.

 

*준비사항
고산지대로 인요제와 혈관확장제 아스피린 준비, 랩크립, 모자, 선크림 등

쪹필자 구광국은 아제여행사 대표로 오지여행 전문가이다.

 

*필자 구광국은 아제여행사 대표로 오지여행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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