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선 | 2015/09/07 19:10

게셰 체왕 자비참법 수행 실참

 

서울 상도선원(주지 미산스님)은 9월 2일부터 10월 22일까지 8주동안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오후 7시30분~9시30분까지 티베트 게셰 체왕(78세) 스님을 초청해 자비산림대법회 ‘자비심에서 보리심까지’를 통해 로종수행을 실시한다.

 

이번 자비산림법회는 상도선원이 수행하고 있는 하트스마일명상(자애미소명상)의 연장선상에서 현대불교 명상의 연구와 수행을 심화하고 확산하기 위해 티베트 출신의 게셰 체왕을 초빙해 마련한 자리이다.

 

달라이라마를 비롯 티베트 스님들이 어떠한 수행으로 자비심을 증장하여 보리심을 발현하게 되는지를 다람살라의 현자 체왕 스님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다. 선착순 80명으로 8월 28일까지 접수한 결과 수강인원을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비는 30만원이다.

 

이번 강의는 티벳불교의 자비?지혜 수행의 기본 교재인 로종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체왕 스님이 먼저 로종수행의 역사와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 자비심에서 보리심으로 가는 실제 행법을 순서에 따라 지도하게 된다.

 

티벳불교에서는 자비심을 키우기 위한 수행을 ‘통렌 명상’이라고 하는데, 이 명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기본수행이 선행돼 한다. 체왕스님은 이번 법문을 통해 기본수행과 통렌수행을 체계적으로 지도, 자비심을 키우는 수행법을 가르친 후 이를 바탕으로 보리심을 발현하는 수행으로 이끌게 된다.   <편집자 주>

 

수행은 이익이 있기 때문에 하는 것

수행을 하면 즐거움과 기쁨이 일어나

기쁨의 인연을 지어야만 기쁨이 온다

현생의 삶 보다 미래생이 더 중요하다

 

게셰 체왕 스님

오늘 대승불교의 법문인 로종 마음수행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로종수행은 자비와 지혜 수행을 말하는 것으로 먼저 법을 설할 때 마음을 쓰는 방법과 들을 때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그방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법을 듣는 사람은 어떻게 법을 들어야 할까요. 법을 듣는 사람은 법을 듣는 이익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법을 들으면 어떤 이익이 있는지를 알아야만 마음을 기울여 법을 들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의 법을 들으면 번뇌가 없어지고, 들은 것을 공부하게 되면 알지 못하던 것을 알게되고, 번뇌와 어리석음이 없어지기 때문에 법을 듣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부처님은 법을 듣고 공부하고, 들은 것을 생각하고, 수행을 하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문사수(聞思修)입니다. 수행하려면 먼저 법에 대해서 들어야 합니다. 들어서 안 다음에 이해한 내용을 이유와 근거를 댈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렇게 생각함으로써 지혜를 얻게 되면 생각한 논리에 대해 확신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확신을 얻은 내용을 반복해서 생각하고 확신을 굳혀 가는 것이 수행입니다. 이것을 듣고 생각하고 수행하는 것이라 합니다.

 

우리가 법을 수행할 때 불자들은 내가 수행하고 있다, 공부하고 있다고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공부에 앞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순서가 어떤지, 분류는 어떤지를 알고 공부해야 합니다. 공부하지 않으면 수행하더라도 실수와 오류가 있게 됩니다. 공부가 올바른지 아닌지도 모르게 되고, 모든게 무의미하게 되어 낭비하고 말것입니다. 법을 수행할 때에 공부해 정확히 안다음에 수행해야만 멋진 수행이 될것입니다. 법을 잘 분별하기 위한 방법이 듣고 생각하고 수행하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법을 들을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법을 듣는데는 세가지 장애를 버려야 하고, 도움이 되는 여섯가지 요소를 갖춰야 합니다.

세가지 장애는 그릇을 예로 들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장애는 그릇이 뒤집어져 있어 물이나 내용물을 넣을 수 없는 경우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런 사람은 법을 들어도 무의미 합니다. 법석에 있어도 자기마음을 다스리지도 정리하지도 못해 마음이 산란해져 헤매면 부처님 법에 대해 잘듣고 알수 없어 그릇이 뒤집어진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법을 듣는 사람은 법석에서 듣는 내용에 집중해야 합니다.

두 번째 장애는 바닥에 구멍이 뚫린그릇과 같습니다. 구멍 뚫린 그릇에는 물을 따라도 그릇에 머물지 못하고 새어나가게 됩니다. 이는 법을듣는 자리에 있어도 들은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밑빠진 그릇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장애는 비유하자면 그릇에 마늘 양파 같은 악취를 풍기는 더러운 그릇입니다. 더러운 그릇에는 물을 담더라도 악취가 배어서 마실 수 없는 물이됩니다. 법을 설하는 자리에 있고 법을 듣더라도 마음이 산란하면 들어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세속의 이익을 얻기 위해 법을 들으면 의도에 허물이 있는 것이고, 더러운 그릇에 물담는 것처럼 이익이 없을 것입니다. 법을 들을 때는 세그릇의 허물을 버리고 법을 바르게 들어야 합니다.

부처님도 설법 서두에 항상 잘 듣고 기억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말씀이 세가지 허물을 버리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법을듣는 이들은 먼저 의도를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리심, 자애, 연민의 의도를 가지고 법을 들으면 큰 이익과 공덕을 얻게 됩니다. 만약 의도가 세속의 이익에 있고, 잘못된 의도를 가지고 들으면 공덕을 쌓기는 커녕 손해를 입게될 것입니다.

보리심과 자애의 의도를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을 듣든, 설하든 보리심이 있다면 대승의 법이 되고, 법을 듣고 설하지만 보리심, 자애 의도가 없다면 그 행위는 대승법이 아닙니다.

다음으로 법을 듣는데 필요한 여섯가지 요소의 핵심은 스스로를 병자처럼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을 병 낫게하는 약으로 생각하고, 스승을 의사로 생각해야 합니다. 환자가 병이 나으려면 의사에게 가서 의논해서 진단하고 약을 처방받아 먹으면 병이 낫게 됩니다. 우리가 스스로 환자로 생각하면 법을 듣는 자세를 갖춘 것입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삼독번뇌의 병이 있습니다. 그런 사실을 알고 환자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자신 안의 번뇌의 병을 보고 환자로 생각한다면 스승께 가서 낫는 방법을 들어야 합니다. 법을 약으로 삼아 수행한다면 번뇌의 병을 약화시켜서 종국에는 성인의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자신을 환자로, 법을 약으로, 스승을 의사로 보고 수행해야 합니다.

법을 설하는 사람의 자세 또한 듣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의도가 중요합니다. 스승은 자비와 연민, 보리심을 가지고 법을 설해야 합니다. 세속적 이익과 존경, 명예를 위해 법을 설한다면 음성도 내용도 명료해지지 않습니다. 올바르게, 논리에 맞게 갖가지 비유와 방편으로 법을 설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왜 법을 공부해야 할까요. 수행하기 위해 법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공부한 만큼 수행해야만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알기만 하고 수행하지 않으면 좋은 것이 아닙니다. 법을 박식하게 많이 알게 되어 잘난척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법을 아는 것은 수행하기 위함입니다. 반드시 수행을 해가면서 공부를 해야 합니다. 법을 공부하는 것은 법을 수행하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법을 공부하는 이유와 공부와 수행이 통합되어야 함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여러분은 법을 수행하고자 하는 수행자입니다. 수행하려면 생각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수행하려는 의도는 무엇인지, 이유는 무엇인가, 수행하면 어떤 이익이 생기고, 안하면 어떤 손해가 있는지를 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수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할 일이 없어서 하는게 아니며, 이익이 있기 때문에 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즐거움과 행복을 원하고 괴로움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벌레나 범부에 이르기까지 마찬가지로 즐거움을 원하고 고통을 싫어합니다.

이러한 즐거움과 행복은 조건없이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연기에 의한 것이므로 기쁨을 일으키거나 괴로움을 방지하는 원인이 갖춰져야만 합니다. 우리가 기쁨을 원한다면 즐거움을 초래하는 원인을 지어야 하고, 괴로움을 원하지 않으면 괴로움의 원인을 버려야 합니다. 그 원인을 얻고 버리지 못하면 즐거움과 괴로움을 버릴 수 없게 됩니다.

즐거움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현생의 즐거움, 다음생의 즐거움이 있을 것입니다. 법을 수행한다는 것은 이 중에 다음생의 기쁨을 얻기위해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현생의 즐거움이 중요할까요, 미래생의 즐거움이 중요할까요. 미래생의 즐거움이 더 중요한데, 그 이유는 현생에서 즐거움은 십수년의 즐거움이지만, 미래생의 즐거움은 무한정 이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생에서의 즐거움 얻기 위해 우리는 어릴때부터 갖가지 수고를 아끼지 않습니다. 미루어 생각한다면 미래생이 더욱 중요합니다. 어느날 갑자기 죽어 지옥 등 악도에 태어난다면 수행을 할 수 없습니다. 짐승들은 번뇌에 사로잡혀 있어 그 과보로 악도에 태어나는 것을 반복하게 되어 고통과 괴로움이 끝이 없습니다. 천상과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수행의 목표라 할 수 있습니다.

법을 수행할 때 목표를 잘 알고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의 수행자들은 현생만을 위해 공부하고 고생하며, 미래생을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수행할 생각이 나지 않는다. 미래생을 생각해야만 법을 수행하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일어날 것입니다. 수행 안하면 손해라는 생각이 일어날 것입니다.

죽어 내생에 가고 업에 의해 다음생에 태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고, 끝없이 반복하는 윤회에서 즐거움을 얻고 부처를 이루려면 그 방법은 수행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수행해야 합니다. 수행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수행해야겠다는 강한 열망을 일으킬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수행의 당위성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법이 무엇이며 수행이 뭐냐는 것입니다. 법당 참배나 탑돌이, 기도, 염송 등이 수행일까요. 이는 하위적인 요소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수행은 신구의가 저지르는 갖가지 행동들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 수행입니다. 바른 행위를 하는 것이 바로 수행입니다. 기도 염송 같은 것은 법의 하위요소에 불과하며, 진정한 법은 삼업의 행을 바꾸는 것, 악행을 선행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수행입니다.

그렇다면 악한행을 선행으로 바꾸는 것이 법이라고 했는데, 신구의 삼업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의, 즉 마음입니다. 몸과 말은 마음에 종속돼 있으니 마음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수행이라는 것은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마음을 바꾸고 다스려야 하며, 몸과 말만을 바꾸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마음에는 덕의 측면과 허물의 측면이 있습니다. 번뇌의 허물이 있으며, 바른 믿음과 자애과 사랑과 지혜라는 덕의 측면도 있습니다. 마음을 다스린다 닦는다는 것은 허물을 줄이고 믿음, 자비, 연민을 키워가는 것입니다. 허물이 줄어들면 선한행위가 나타납니다.

요지는 법을 수행하는 것은 마음을 닦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마음을 통제하지 못하고 번뇌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번뇌는 우리의 적이고 괴로움의 뿌리인 만큼 번뇌를 다스리는 갖가지 방법을 사용해 마음을 잘 다스려 수행해 나가야 합니다.

불법을 수행한다는 것은 악행을 선행으로 바꿔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생명가진 것 다른 생명을 해쳐서는 안됩니다. 살생하는 등 10가지 악행을 버리는 것이 불교수행의 기초가 됩니다. 10선계를 잘 수행한다면 이를 기반으로 점차 수행의 단계로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먼저 10선계를 잘 지킬수 있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정리=한기선 기자

 

게셰 체왕 스님은?

 

게셰 체왕 스님은 달라이라마의 요청으로 인도의 삐띠 지역에 티벳불교의 전통을 이어갈 스님들의 교육기관인 낄사원의 강원시스템을 설립하는 등 불교전문학교 3개를 세우고 설법하신 티벳불교의 대표적인 법사 가운데 한 분이다.

 

스님은 9세에 출가하셔 42세에 티벳 4대 종파 중 최대 종파인 겔룩파의 최고 학위인 하람파 게셰를 취득했다. 그 후 낄사원을 비롯해 달라이라마가 주석하고 있는 인도 다람살라 지역에 돌마링사원에 스님들을 위한 불교학교를 세우고 경전을 가르쳤고 대학에서도 6년간 강의했다.

 

체왕큰스님은 이어 폴란드 스님이 세운 퇴삼링사원의 초빙으로 서양 스님들에게 7년간 설법하면서 유럽과 남미 말레이시아 대만 등지에서 강좌를 열어 티벳불교 전통의 국제화에도 기여했다.

 

이러한 스님에게 다람살라의 스님들은 ‘숨은 요기’라고 칭하며, 올해 데풍 로셀링사원이 출간한 책에서는 앎에 자재한 자·앎에 힘을 얻은 자라는 뜻의 '케왕' 칭호를 받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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