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우 | 2015/09/14 02:54

고성‧몸싸움 등 “성월스님 산문출송”

총무원장‧종정스님 방문, 반드시 해결

 

“우린, 은처 의혹에 대해 진실 되게 해명해 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자꾸 해명은 하지 않은 채 ‘신도들에게 믿지 말라, 그 사람들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고 스님들이 그러느냐. 이해가 안 된다. 해명은 하지 않고 어느 사찰 주지가 사주해 신도들을 동원했다고 하는 등 너무 터무니없는 얘기를 하고 있어 너무 화가 난다.”

 

 

조계종 2교구 본사 용주사 경내가 13일 초하루 법회를 봉행하는 동안 경내 곳곳에서 고성과 몸싸움이 오가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들이 연출됐다.

 

법당 사시예불이 끝나자 효행교육원(관음전) 법회장으로 발길을 옮기는 신도들은 ‘조계종 제2교구 본사 효찰 대본산 용주사 현 주지 성월 산문출송 비상대책위원회(금강역사 정화불사 비대위)’가 배포한 유인물을 받아들고는 “주지스님이 빨리 해명(은처의혹 등)을 하면 될 것을 도대체 이 지경까지 온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결국 스님들끼리 해결하지 못하니깐, 신도들이 들고 일어났다”고 안타까워했다.

 

 

경내에는 비대위 소속 회원들이 신도들에게 전단지를 배포하다 종무소 교역‧일반직 종무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등 비대위 측의 법회 시간(오전 11시)이 다가오자 천보루와 나유타료 마당에는 일순간 시위 동참 신도들로 붐볐다.

 

비대위 법회를 막기 위해 종무소 종무원들과 시위 참석 신도들 간의 고성과 실랑이가 오고가는 가운데 천보루 마당에서 용주사 호법국장 탄종스님은 신도들에게 ‘돌아갈 것’을 종용했지만, 비대위 김기성 공동위원장은 “8월 31일 용주사 산문을 폐쇄한 일은 신도들을 기만하는 행동이었다. 스님들 간의 벌어진 일은 스님들끼리 해결하라”면서 “나와 가족이 15년을 넘게 용주사에 다녔다. 지금 이 무슨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나. 주지 성월스님이 직접 해명하고, 의혹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호법국장 탄종스님은 “객관적이고, 주관적이고 이 상황은 신도들이 스님의 말을 믿는 것이다”면서 “사내 대중스님들은 신도들이 요구하는 그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도들이 초하루 법회에 동참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주지스님을 모함하면 안 된다”고 답변하자, 시위 참석 신도들은 “그럼 성월스님이 확실하고, 객관적인 의견을 말하면 된다”며 “지금까지 해명하지 않는 이유는 거론되고 있는 의혹들이 사실이기 때문인가?”라고 되물었다.

 

종무소는 비대위 측이 대웅전 계단을 오르지 못하도록 1톤 봉고 트럭으로 가로막았다. 하지만 비대위 측은 대웅전 어간문 앞에서 현수막을 펼치고 법회를 보고자 실력에 들어갔고, 이를 막는 종무소 종무원들과 거친 몸싸움과 고성이 오가갔다.

 

 

이런 과정에서 비대위 송재형 사무총장이 가지고 있던 휴대용 핸드마이크를 용주사 현법스님이 강제로 빼앗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발로 걷어 차 박살이 났다. 그러자 시위에 참석한 신도들은 극도로 흥분하기 시작했고, 송 총장은 곧 바로 시위법회의 시작을 알리는 개회를 선언했다.

 

시위법회에 들어가자 호법국장 탄종스님과 종무원들이 또 다시 들어 닥쳐 현수막을 찢고 고성이 오가는 등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현수막 일부분이 찢겨져 나가고 시위법회에 참석한 신도들은 탄종스님과 종무원들을 에워싼 채 격렬히 항의했다.

 

 

현수막에는 ‘용주사 주지 금품선거 대처승 성월스님 불교계를 영원히 떠나라’는 글씨가 선명했다.

 

비대위 임익곤 신도는 경과보고에서 “재가불자들이 나서야 한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며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어려운 자리지만 사자후를 토하자”고 했다.

 

장명순 추진위원장은 선언문을 통해 “8월 31일 조계종 호법부장 세영스님과 경찰병력을 동원해 산문출입을 막은 것은 성월스님의 금품선거 및 처자식 문제 등 세간에 떠도는 모든 범계의혹을 스스로 입증한 꼴이다”며 “용주사 수행전통‧청정도량‧효행 본찰의 신도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묵묵히 부처님의 정법만을 수행해온 우리 신도들은 성월스님의 명고축출을 위해 비대위를 조직했다”고 말했다.

 

 

참여불교재가연대 김형남 공동대표는 연대발언에서 “용주사는 범계 의혹의 중심사찰이 됐다”면서 “비대위와 불교단체는 청정도량 수호를 위한 용주사 신도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동참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격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호법국장 탄종스님은 연대발언을 마친 김형남 공동대표를 막아선 채 한 손으로 턱을 쥐고 흔들면서 “당신이 불자가 맞느냐”며 인격모독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바른불교재가연대 우희종 상임대표는 “용주사와 조계종단의 정기를 바로 세워야 한다. 가짜 승려들을 몰아내자”고 하자, 탄종스님은 우 대표 발언을 맞기 위해 면전 가까이 자신의 얼굴을 내민 채 방해했다.

 

우 대표는 또 “용주사에서 한국불교사의 한 획이 그어졌다. 외부 재가단체가 아닌 본사 사찰신도들이 자신이 속한 사찰의 승려들의 타락에 참지 못해 봉기를 일으킨 것”이라며 “송담스님탈종을 불러온 용주사 주지 돈 선거와 은처 혐의가 총무원 차원에서 비호되고 은폐되면서 산문폐쇄까지 생긴 것을 참지 못한 신도들의 반란이다”고 했다.

 

 

비대위와 신도 150여 명은 경내 세존사리탑으로 장소를 옮겨 ‘은처승 성월스님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탑돌이를 했다. 그리고 사적비 근처에서 또 다시 집회를 열고 연대 인사말을 이어갔다.

또 다시 비대위 집회 장소를 찾은 호법국장 탄종스님과 종무원들은 영상촬영(체증)과 함께 신도들이 들고 있는 현수막을 빼앗기 위해 몸싸움을 벌였지만, 완강히 버티는 신도들의 힘에 밀려 잠시 소강상태를 맞는 것 같았지만, 이내 스님들이 여 신도들에게 달려들어 완력으로 밀어붙이며 현수막을 찢어 버렸다.

 

때 마침 초하루 법회(법사는 전국수좌회 공동대표 정찬스님)를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오던 신도들이 이 광경을 목도하고 “스님들이 저러시면 안 돼지, 힘없는 보살들한테 달려들어 뭐하는 짓이야. 도대체 용주사가 어디로 가려는지, 답이 안 나온다”면서 쑤근덕 거렸다.

 

 

불력회 박종린 상임법사는 “어제 서울 길상사에서 3천배 철야정진을 하고 이 자리에 격려하기 위해 왔다”며 “승가와 한국불교를 책임져야 할 스님들이 출가정신을 잃고 삼보정재를 맘대로 쓰고 거룩한 도량에서 주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부끄럽다. 부처님은 정의와 진실의 편이다”고 말했다.

 

비대위 박법수 대변인은 “스님 문제에 왜 신도가 간여하느냐고 한다. 참 무서운 말이다. 신도가 사찰 주인이다”며 “내가 주인이다. 내가 모시는 주지 스님이 쌍둥이 아빠라고 한다”며 “진실 좀 밝혀 달라. 아빠면 더 창피 당하기 전에 사찰을 나가야 한다. 14일부터 1인 시위, 천막농성하고 추석, 내달 3~4일 효 문화 축제 집회 때도 한다. 진실 알리고 밝히는 정진 계속 한다”고 했다.

 

또 “해결이 안 될 경우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종정 진제스님도 찾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단자정센터 조재현 정책위원장은 연대 발언에서 “왜 우리가 여기 서있나”라고 말하는 순간 탄중스님이 마이크를 완력으로 탈취한 후 근처 개수대에 내리쳐 두 토막을 냈다. 용주사 시설관리실장도 핸드 마이크로 사이렌 소리를 계속 울리며 신도들의 발언을 제지했다.

 

 

이날 시위법회에는 비대위와 교단자정센터 손상훈 원장 등 사부대중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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