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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하지도 말고 인색하지도 말라”

돈이 많음은 한량없는 복이다, 죽음보다 가난의 고통 더 크다
한기선 | 2015/09/24 02:47

무소유를 향한 부처님의 역습

윤성식 교수의 『부처님의 부자수업』(불광출판사)

 

“어떤 법을 괴로움이라 하느냐, 이른바 빈궁이다.
어떤 괴로움이 가장 크겠는가, 이른바 빈궁의 괴로움이다.
죽는 괴로움과 가난한 괴로움 두가지가 모두 다름이 없으나,
차라리 죽는 괴로움 받을 지언정 빈궁하게 살지 않으리.”<금색왕경>

 

많은 사람들이 불교를 ‘무소유의 종교’로 알고 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것은 틀린말이다. 부처님은 돈이 많으면 한량없는 복을 얻는다며 돈을 긍정적으로 가르쳤다.

 

그러면 우리는 왜 욕심을 버리라하고 자족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고, 무소유가 최고의 가치인 것처럼 배워왔을까. 이는 우리 한국 불교가 근본적으로 잘못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불교는 출가자들의 불교이다. 부처님은 분명히 출가자와 재가자를 구분해서 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다만 출가자에게는 재물에 대한 욕심을 엄격하게 금지하셨다. 이러한 전통이 대승불교로 넘어오면서 출가자와 재가자 구분없이 재물에 대한 추구를 죄악시 하게 된 것이다.

 

부처님은 출가자는 삼소의로 생활해야 하고, 걸식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재물을 소유해서는 안된다고 분명히 가르치셨다. 그런데 오늘의 한국 불교는 수행자들은 무소유를 실천하지도 못하면서 욕심을 버리라고 불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부처님은 왜 돈을 많이 벌라고 했을까’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된 경제학자 윤성식 교수의 연구는 우리 불자들이 너무도 불교를 잘못알고 있다는 결론으로 귀결됐다. 이에 경전을 섭렵하면서 부처님이 돈의 가치를 얼마나 긍정적이었는지를 찾았고 이를 모아 <부처님의 부자수업>(불광출판사 간)을 발간하게 됐다.

 

윤성식 교수에 따르면 “부처님은 돈에 대한 현실적인 말씀을 하셨고 초기경전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돈에 관한한 출가자와 재가자를 구별해서 달리 설했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출가자의 삶에 맞춰진 불교만을 부각해서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부처님은 출가자에게는 ‘무소유’를 말씀하셨고 재가자에게는 “죽음의 고통보다 가난으로 인한 고통이 더 크다”라고 하셨다. 또 재가자들은 부지런히 벌처럼 돈을 벌라고 하시며 돈 버는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즉 집을 지어 임대하라거나 이자를 받으라고 했다. 기독교나 이슬람교에서 이지를 죄악시 했던것에 비추어 보면 돈에 대해 부처님이 얼마나 긍정적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또 번 돈에 대해 4등분하여 하나는 재투자하고, 하나는 생활비로 쓰고, 하나는 미래를 위해 저축하고, 하나는 일을 하는데 쓰라고 했다. 더 특기할 것은 “재물을 얻으면 먼저 자신을 위해 쓰라”고 하고, 남는 것은 기부하라고 했다. 이렇게 볼 때 좀 여유가 있으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야 한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그 동안 불교의 경제관을 ‘무소유’로만 알던 이들에게 이같은 윤성식 교수의 주장은 매우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윤성식 교수는 부처님의 가르침의 핵심사상이 중도라는 것을 직시해야 하고, 재가자로서 지나친 금욕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부처님의 부자수업>의 저자 윤성식 교수는 고려대 행정학과, 오하이오대 경제학과, 일리노이대 회계학 석사, UC버클리대 경영학 박사를 받아 행정, 경제, 회계, 경영 등 4개 분야의 전문가다. 그는 평생을 돈을 연구하며 살았다. 그리고 말년에 수행에 관심을 갖고 동국대에 입학 불교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불교경전을 보며 돈에 관련한 부처님의 말씀이 잘못 알려지고 있음을 보고 수행보다 평생의 관심사였던 돈에 관한 연구를 하게 된 것이 그간의 이력이다.

 

“돈에 관한 부처님의 말씀은 매우 논리적이고 실용적이며 정직한 조언으로 느껴진다. 만약 부처님이 ‘돈은 부질없으니 멀리하라’했다면, 나는 ‘불교는 현대인에게는 맞지 않구나’ 생각하고 부처님 말씀에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는 고백한다.

 

그는 부처님의 직설을 듣기 위해 아함경과 율장을 뒤져 부처님의 돈에 관련한 생각을 정리했다. 부처님이 설한 돈에 관한 이야기들은 현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그는 말한다.

 

“첫째 근면해야 합니다. <벌역잡아함경>에 보면 ‘사업을 부지런히 하되, 벌이 온갖 꽃을 채집하듯이 나날이 항상 더욱 더하여, 밤낮으로 재물 모으는 것이 저 벌의 불어나는 것과 같네’라고 하셨지요. 둘째, 벌기만 해선 낭패이고 번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 즉 기술과 지식적인 면을 중요하게 생각하셨습니다. ‘온갖 기술을 먼저 배우고, 다음에 온갖 재물과 보물 모으되…’ ‘마땅히 먼저 기예를 익히라. 그래야만 재물을 얻으리’라고 합니다. 셋째, ‘중도(中道)’적 균형을 기반으로 한 철학을 정립해야 합니다. 넷째 세상 돌아가는 것을 잘 알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대로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잘 하려면 수행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말씀을 토대로 윤 교수가 정리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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