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림스님 “정화대상에 총무원장·비승가적 집행부 척결대상”

100인 대중공사 어용, 세미나 형식 1만인 ‘참 대중공사' 추진

우선 인적청산 대상 은처승 성월·탱화의혹 일면스님 우선 퇴출

용주사 신도 비대위·바른불교재가모임·참여불교재가연대 결합

조계종 은처승 척결 등 범계행위를 한 승려 인적청산을 위해 ‘범종단 제2정화추진위원회’(공동대표 효림 스님)가 출범했다.

명칭은 94년 개혁 선봉에 선 범종추와 달리 범정추이다. 94년도 종단 개혁은 대처승 서의현을 밖으로 몰아내기 위한 것이라면 이번 범정추 출범은 은처승을 색출해 명고출송 한다는 것이 다른 이유이다.

인적청산의 우선 대상자는 은처와 쌍둥이 아들 의혹 당사자인 용주사 주지 성월스님(김삼진)과 탱화 절도 의혹 당사자인 동국대 이사장 일면스님이다. 그리고 종단 종권을 잡은 권승들과 비호세력, 총무원장 자승스님도 예외는 아니다.

범정추 공동대표인 효림스님이 결사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특히 총무원장 자승스님 임기가 2년 남짓 남은 시점에서 범정추는 목숨을 걸고 인적청산을 완수한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결연한 의지로 승려증을 한곳에 모았고, ‘결사정신’으로 흩어짐이 없이 청정승가를 회복하겠다는 것이 범정추의 목적과 방향이다.

범정추는 14일 오후 서울 장충동 우리함께 빌딩 만해NGO교육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단 승풍진작과 제2 정화운동 결사를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파사현정‘의 길에 분연히 일어서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단, 지난 과오가 있는 승려들은 대중참회를 통해 범정추와 함께 같이 갈 수 있다는 조건도 내세웠다. 자성과 참회를 하면 종단 청정승가 구현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허물을 뉘우치지 않고 파화합과 파승가적인 행태로 간다면 인적청산의 척결대상으로 삼는다.

범정추 공동대표 효림스님은 결사선언을 통해 “종도들이여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라. 지금은 침묵할 때가 아니다. 사부대중이여 소리 높여 외치라. 지금은 행동 할 때다”며 “부처님은 행위가 인격을 만들고 행위가 불도를 완성한다고 했다. 행동하지 못하는 자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비승가적 종단이 그대들 위법망구의 행동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금은 범계한 자들이 종권을 장악하고 불법을 망치고 있다”며 “총무원장과 주지를 하기 위해 돈으로 표를 매수하는 부정한 범계승들이 종단의 권력을 탈취하고 있다”며 “이것도 모자라 처자권속을 숨겨두고 있는 은처승들이 본말사 주지를 하고 종단의 종권을 장악하고 있다”고 했다.

또 “사찰 주지가 성보를 도둑질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주지가 사찰탱화를 팔아먹었다”며 “범법행위가 명명백백하게 밝혀졌음에도 그가 종권을 움켜쥐고 승가와 종단을 비웃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동대표 현진스님(여의도 포교원장)은 “용주사 문제는 조계가풍을 뒤흔드는 일이지만 총무원장은 침묵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비승가적인 모습을 척결하고 청정가풍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1950년대 정화운동의 정신을 상기한 범정추는 “만공의 빗줄기로 동산, 효봉, 금오, 청담의 서릿발 같은 수행정신이 어디로 갔냐”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94년 종단개혁은 잃어버린 수행가풍을 회복하고 사라지는 청정승가를 되살리는 운동이었다. 작금 종단은 개혁정신을 나락으로 빠지게 하고 있고, 은처승 도박승 도둑승이 종권을 움켜쥐고 불법을 유린하고 있다”며 “우리는 수행정신의 종단을 확립하기 위해 비리 승려들을 정화하고 다시는 비리와 부패가 근원적으로 발생하지 못하도록 제2정화운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정화불사를 선언한다”고 덧붙였다.

범정추에는 94년도 종단 개혁회의 부의장 설조스님과 중심인물이었던 청화·효림·현진·영담·지선스님 등이 동참했다. 또 공동대표는 현진, 효림, 증악스님이, 공동집행위원장은 강설, 부명스님, 실행위원장 성견스님, 대변인 인해스님이 맡았다.

‘참 대중공사’도 계획했다. 현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와 별개로 10월 말 불교계 단체, 개인과 연계한 ‘조계종 정화불사 사부대중 연대회의’를 통한 만인 열린 공사를 추진한다. 세미나 형태의 대중공사로 총무원이 추진하고 있는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는 완전 다른 모습으로 진행한다.

범정추와 연대로 용주사 비대위(상임대표 장명순)와 바른불교재가모임(상임대표 우희종) 대표와 회원들이 참석했다. 우 대표는 “우리는 한국불교와 신도단체를 바르게 이끌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누구와도 연대한다”며 “종단 청정가풍을 되살리고 사부대중의 평등함이 건전하게 회향되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참여불교재가연대도 범정추와 연대를 표명했다. 장명순 용주사 비대위 상임대표는 “바른 길을 가는 데 동의한다. 단 스님들만 가는 길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사부대중이 정화불사를 하는 데 함께 가겠다”고 했다.

앞서 범정추는 5일 대구에서 30여 명의 스님이 모인 가운데 정식 발족을 가졌다.

앞서 범정추는 5일 대구에서 30여 명의 스님이 모인 가운데 정식 발족을 가졌다. 이번 범정추 결사선언에는 현진, 효림, 증악, 강설, 인해, 성견, 대안, 각진, 지정, 성화, 성륜, 부명, 덕중스님이 참석했다.

제2 범종추에는 설조, 청화, 영담, 도후, 종수, 일해, 태봉, 견휴, 정관, 법안, 혜능, 지선, 영조, 종광, 정우, 서담, 묵담, 개운, 법준, 대원, 원오, 도정, 무송, 각원, 각진, 각진, 수련, 남도, 혜관, 영수, 지광, 서정, 평전, 정명, 세등, 원오, 성각, 용환, 연담, 종선, 석초스님 등 55명의 스님들이 동참했다.

이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