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선 | 2016/08/16 01:26

전남대 이중표 교수-존재와 생사(2)

 

부처님은 출가후 당시 일가를 이룬 수행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수행을 했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이 문제는 스스로 깨달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부처님은 당시 고행주의와 수정주의 선정을 통해 최고의 지점까지 갔다고 말한다.

 

그 부분을 기술한 경을 보면 그들이 말하는 최고의 경지도 우리가 설정해 놓은 하나의 유희라고 보았다. 있는 그대로의 실상이 아니라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이다. 천당은 기독교인에게는 실제로 있는 세상이다. 그들은 삶속에서 그들의 목적인 천당에 가기위해 무슨 일이든 한다. 그들에게는 천당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놓은 것으로 있다.

여러분의 삶속에서 목적은 모두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것을 이루기 위해 목숨을 걸고 살아온 것이다. 이런걸 유희라고 한 것이다.

 

우파니샤드에 있는 이야기 이다. 신이 있는 곳으로 악신과 천신이 영생, 즉 영원히 죽지않는 것을 얻기 위해 찾아갔다. 악마를 대표하는 신과 선계를 대표하는 신은 그에게 아트만에 대해 물었다.

 

아트만은 나 자신, 참된 자아를 말한다. 아트만이 뭐냐는 것이다. 브라만교에서도 불교처럼 무명을 이야기 한다. 브라만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거기서는 브라만이 아트만이다. 이걸 아는 것이 목적이다. 그걸 아는 사람은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것, 그놈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것이 브라만이다. 네가 곧 브라만이다. 나와 세계에서 내가 곧 브라만이다. 이 진실을 아는자가 생사를 떠난다. 아트만의 실체를 보는 놈 듣는 놈이 있다.

 

신을 찾아간 그들은 32년간 허드렛일을 하며 지냈다. 그때가 되서야 뭐하러 왔냐고 물었다. 그들이 “아트만에 대해 알려고 왔다”고 하자 그는 “눈에 보이는 것이 아트만이다. 냇가에 가서 들여다봐라. 보이는 것이 아트만이다. 몸이 아트만이다.”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악신은 알았다며 가버린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자기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알고보면 사람마다 자기를 설정하는 지점이 다르다. 몸에 설정을 하면 몸을 잘 모시며, 영생을 누리게 해줘야 한다. 아바타, 생명공학은 자아를 몸으로 생각해 나온 학문이다. 서구 자연과학 유물론에 젖어있는 사람은 몸을 자아라 본다. 자아에 대해 아름다운 영혼을 말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날 성형이 유행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결국은 천하 미녀라고 칭송받던 여인도 나이들어 늙으니 세월 앞에 어쩔 수 없다. 그래도 항상 아름답고 싶다는 마음에 정성을 들인다. 아이티산업이 이러한 심리를 파고들어 장사를 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돈벌이는 이런 식으로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영생을 꿈꾸던 진시황도 죽었다. 그런데 죽는다는 뻔한 사실을 부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몸을 가지고 생각하면서 몸을 부정하는 종교가 나왔다. 사람은 죽어 흙으로 돌아가지만 생명은 하나님에게 돌아갈 것이다. 천당으로 갈 것이다.

 

이것은 나 때문에 생긴 것이다. 그런데 악신은 몸을 나로 생각하고 악마가 된다. 여기서의 악마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악의 화신이 아니다. 인도의 악마는 자기의 몸을 자아라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자기 몸만 생각하는 사람, 몸이 자아라 가르치는 사람을 악마라 부른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트만이다”는 말을 들은 천신은 생각했다. 몸은 꾸미면 이쁘고 누더기를 걸치면 추하다. 몸의 아름답고 추함은 여일하지 않다. 이것이 나일 수 없다. 천신은 만족할 수 없었다.

 

천신은 신에게 돌아가 다시 32년을 보냈다. 그러자 “왜 돌아왔냐”고 물었다. 자신의 의문에 대해 말하지 그는 “그래 네가 아트만이 아니고 꿈속에서도 살아있는 것이 아트만이다. 꿈꾸는 사람이 너다.”라고 말했다.

 

말을 듣고 돌아가다 또다시 생각했다. 좋은 꿈만 꾸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이것은 내가 원하는 아트만이 아니다. 또다시 돌아가 물으니 “꿈도없는 잠을 잘 때 꿈도 꾸지 않고 있는 의식이 너다.”라고 말했다. 꿈도 안꾸니 의식이 없다. 이것이 무소유처 정도가 될 것이다.

 

이런 일들은 불교만 가지고 이해되는게 아니라 인도인들의 의식세계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선정의 세계에 있으면 우리 의식을 분석, 마지막에 가면 자기라 잡을게 없다는 것까지 가야 한다.

 

이것은 부처님이 인도 당시의 사람들을 상대해 한 이야기다. 지금의 우리에게라면 유물론을 이야기 했을 것이다. 그래야 살아있는 법문이 된다.

 

그때 천신은 “꿈도 꾸지않는 놈이 나다”는 말을 듣고 가다가 또다시 돌아온다. 꿈도 꾸지 않는다면 죽은 놈이나 산놈이나 뭐가 다른가. 의식이 없다면 돌과 무엇이 다른가.

 

이에 대해 신은 “브라만을 명상하라. 브라만은 용어를 초월해 있는 놈이다.”라고 했다. 이 경지가 비상비비상처이다. 이렇게 볼 때 브라만의 명상은 진실을 보는 명상이 아니라 교리를 믿고 통일해서 인식해 버리는 것이다.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미묘한 자리가 있다. 그 미묘한 자리, 항상 브라만에 대해 명상하라. 모든 것이 부정되는 자리에 그것이 있다.”

 

이러한 가르침은 중론에도 있다. 나타나는 모든 것에 대해 “아니다, 아니다” 하고 부정하는 것이 나온다. 그러나 중론의 부정은 브라만의 부정과 차원이 다르다.

 

말만 보면 비슷하게 보인다. 우파니샤드도 불교도 절대 관념론으로 똑같다고 이야기 했다. 그건 아직 불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그런다. 부처님은 비상비비상처도 유희라고 했다. 있는 그대로가 아니다.

 

선정과 고행을 버린 부처님은 건강을 챙기고

스스로 탐진치 없애는 명상에 들어갔다

부처님이 하신 수행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수행후 욕심을 부리는 것은 수행이 아니다

 

이 때문에 부처님은 그것을 버리고 고행을 택한다. 고행에서는 업을 지어가는 영혼이라는 놈이 있는데 물질이 업 때문에 붙어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고행주의에서는 업을 지으면 까르마가 만들어 지고 흘러들어와 묶인다고 한다. 이러한 개념들이 어떻게 사용되고 재해석되면서 공유하는 말이 되었다. 혼자만 쓰는 것은 말이 아니다. 그것은 소리지 말이 아니다.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 사회가 공유하고 있는 말을 떠나서는 누구도 이해하지 못한다. 이게 불교의 어법이다. 말의 공유를 이해하지 않으면 불교의 이해가 쉽지 않다.

 

고행주의에서는 “까르마가 영혼 속으로 들어와 뽄드같이 들러붙고 구속이 되어 몸을 갖게 된다. 따라서 몸을 갖는 것은 업 때문이며 뽄드처럼 붙어있는 것이 떨어져 나가면 영혼만 홀로 남는다. 이게 해탈이다.”고 가르친다.

 

이론으로 보면 납득이 된다. 이것을 이해된 승인이라 한다. 그럼 이해돼 승인한 것을 실제로 까르마가 생기나서 몸에 붙는 것을 볼수 있는가. 없다. 다만 그 이론을 승인하고 고행한 만큼 영혼은 맑아진다. 따라서 고행을 할수록 점점 영혼이 맑고 건전해 져야 한다. 그런데 부처님이 굶으며 고행해보니 정신이 점점 혼미해졌다.

 

실제로 고행을 하면 지혜가 빛날 것 같은가. 나는 4일 굶어봤는데 정신이 없다. 정신이 혼미해진다. 부처님은 고행이라는 것이 몸만 괴롭히고 해야할 것이 아니라고 포기했다. 그리고 나서 어떤 이론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풀어야할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게 12연기 사유의 출발이다.

 

명상과 고행을 버린 부처님은 수자타의 유미죽으로 건강을 회복하고 스스로 명상에 들어갔다. 부처님이 수행을 하는 이유는 탐진치 없애는것 이외에는 없다. 대단한 것이 아니다. 이런 면에서 수행을 하고 나서 현실 속에서 욕심을 부리면 수행은 하나마나한 것이다.

 

내가 지금 왜 문제가 되는가. 극복해야할 문제는 뭔가. 나의 갈등, 고통,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함이 아닌가. 여러분은 안죽었어도 의식 속에 늙어죽는다는 걱정이 있다. 이것이 없다면 실제 걱정이 없다.

 

안죽으려고, 건강하고 젊게살려고 확신에 자리잡고 있는게 노사이다. 노사 문제는 한발자국도 이해가 안되는 문제다. 부처님이 노사를 극복했다는 것은 무엇을 극복했다는 것인가. 부처님도 죽지 않았는가. 부처님의 열반을 보면 “여래의 몸도 무상하거늘 너희들도 열심히 정진하라.”고 말했다. 이는 노사를 극복하는 것이 노사에 걸리지 않게 사는 것을 의미한다. 노사가 문제가 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열심히 공부해, 나처럼 죽어라. 그러면 걱정없이, 노사에 걸리지 않고 살 수 있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걸림없이 아무 문제가 안되는 삶을 보고 그렇게 살면 되지 않는가. 그래서 아라한이 되는 것이다.

 

그럼 늙고 죽는 모든 것은 어디서 출발할까. 생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려운 문제다. 노사를 생물학적인 생사로 보니까 윤회로 발전한 것이다. 그것을 불교해석이라고 보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들에게 늙음과 죽음 고통은 허무, 죽음의 문제로 다가오는 것이다. 불교는 그런 좌절 우울을 해결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노사가 나온 것이다. 태어나서 늙어죽는 존재가 우리에게 문제되는가. 만약 “내가 왜 태어났을까” 하는 물음에 “부모님이 날 낳았으니까” 라고 대답한다면 노사는 나와 상관없는 문제가 된다. “부모님은 왜 날 나셨나요”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천지창조까지 가게 된다.

 

이게 지금 고도의 지성을 가진 인간의 현실이다. 종교적 무지의 극치이다. 부처님은 당시 이 생의 문제를 그런식으로 보지 않았다. 여기에 불교의 위대한 점이 있다. 중요한 문제들인데 깊이 고민하지 않고 유가 있으니까 생이 있다고 한다. 이 개념이 굉장히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라는 것은 being의 의미를 갖고 있다. 무엇이 무엇으로 된다. 내가 죽어서 다른 존재가 된다. 이것은 재생이라고 한다. being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 못하니까 오해가 생긴다. be가 계속되는 것이 being이다. 계속되는 것이다.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벚꽃은 피었으니까 지는 것이다. 이것이 생멸이다. 만약 세상의 존재가 being으로 존재한다면 생로병사를 벗어날 수 있는가. 그 뿌리가 무명이라는 것이다. 이해가 안된다. 해석이 안되는 것이다.

 

나무에서 필 때 벚꽃이 피었다고 하지 않는가. 있어야 피고, 있어야 진다. 피었다고 하는 것은 알고있는 벚꽃이 안보이다가 보이는 것이고, 졌다는 것은 보이다가 안보이는 것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사실은 이런 것들 사유 하나하나가 불교수행을 전혀 가당치도 않게 하니까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수행하는 사람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닫는 다는데 뭘 깨닫는 다는 것인가. 나의 생사뿐 만아니라 세상의 생겨 없어지는 모든 문제,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있으니까 태어나 죽는다는 말을 하고 있다. 나는 태어나 존재하고 있는 나다. 내가 있다는 생각을 조금도 의심해 본적이 없다. 태어난 놈이 죽는다는 그 생각이 정당한가 봐야 한다.

 

그것을 이해하고 가야 한다. 태어난 나는 누구인가. 죽는 나는 누구인가. 이것처럼 허망한 문제가 없다. 이 문제는 묻지 말고 스스로 자문해 보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같이 따라가 보면 부처님이 자기 존재를 정리해보니 오온이라는 것이다. 색수상행식이다.

 

불교란 무엇인가. 12처, 18계, 오온, 12연기 이것을 이해시키려는 것이다. 벗어나 있는 교리는 하나도 없다. 수행도 맞물려있다. 이것을 이해하는데 도움되는 것이 수행이다. 이것을 제켜놓고 불교공부 한다고 하니 답답하다.

 

몸을 나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색이다, 태어나 죽을 때까지 색이다. 몸이 나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마음이 나일까. 경전을 보면 이러한 것들은 상식적인 불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왜 이렇게 경전과 학자들의 말이 아귀가 안맞는 것인가. 의지할 것은 경뿐이다.

 

삼유는 욕유, 색유, 무색유이고, 삼계는 욕계, 색계, 무색계를 썼는데 이를 이해해야 한다. 오취온은 전체구조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감정, 이성, 의지, 신체적인 요소를 통해 자아의식을 가지고 있다. 볼 때는 눈, 인식할 때는 인식하는 놈이 나이다. 왜 나처럼 의식되고 있을까. 이게 취해지고 있더라는 것이다. 취라는 것은 연료라는 의미이다. 촛불이 연료가 있어야 타는 것처럼 감정을 취해 자아라 생각한다. 이런 느낌들을 취해서 집이라 한다. 감정은 매번 다른놈이지만 모여서 감정을 형성할 때는 하나의 실체처럼 생각한다. 청국장을 먹어본 사람이 청국장을 좋아하는 마음을 갖는 것처럼 말이다.

 

청국장이 암을 유발한다는 소문을 들으면 먹는 것이 껄끄러워 안먹게 된다. 여기 이야기는 관념이 아니라 내 의식이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를 보는 것이다. 그걸 수행이라고 한다.

 

알아차림 명상을 하지 않는가. 이런 것들을 모르고 할때는 그 질이 틀리다. 위빠사나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연결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다. 혼자만 살필 때와는 달리 새로운 것들이 확실하게 보이는 것이다. 무엇을 취하든 원하는 것은 여러분 의식이 좋아서 취해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것들은 어디서 비롯됐는가. 뭔가 접촉해서 보고, 듣고 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개념과 형태이다. 이것이 의식속 언어적 구조이다. 부처님은 눈으로 보고 듣고 있는 것의 언어적 구조를 분별해 내고 있는 것이 의식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이걸 몰랐던 것이다. 의식은 어떻게 형성될까. 상호의존 관계라는 것은 본래 있는 것이 아니라 반복돼 식이 형성되는 것이다. 상호의존해 반복되는 것이 행이다. 상호반복되는 식에 의해 노사가 벌어지는 구나. 무명은 이것을 몰랐다는 것이다. 이제 알았으니까 행을 멈추고 잘 조화시켜야 한다. 이를 알고 살아가면 된다. 잘아는 망상을 피해가면 된다.

 

정견은 무명을 없애고 올바르게 보자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헛된 욕망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사유는 생각이 아니라 의식이 짓는 업을 말한다. 정어는 구업, 정업은 신업, 즉 신구의 삼업을 올바로 지으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구의 삼업을 짓지말라고 한다. 업을 지으면 윤회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업을 짓지 않고 어떻게 살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말이 안되는 얘기다.

 

이런 법문이 허다하다. 실행 가능하지도 않은데, 부처님은 그런말 한 적이 없다. 바른 생계를 유지하면서 정념을 하자. 신수심법하며 살아가면 생사로부터 모든 고통번민이 사라지고 행복해질 것이다. 부처님의 말씀을 믿는다면 여러분이 직접해봐야 한다. 이것이 수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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