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로 인한 질병

우리 몸에 습기가 많아지면 여러 가지 질병이 생기게 된다. 또한 습기에 다른 기운이 겹쳐서 병이 되는 경우도 많다. ‘풍습’은 바람을 함께 받은 것으로 관절이 붓고 아프면서 당기며 굴신하기 힘들게 된다. ‘한습’은 찬 기운에 함께 손상된 것으로 몸이 무거우면서 차갑고 아프며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설사가 나온다. ‘습열’은 머리가 맑지 못하고 무거우며 무엇을 뒤집어 쓴 것 같고 근육이 늘어지고 힘이 없어진다.
오장 중에는 비장이 가장 쉽게 손상 받고, 한습은 신장과 방광을 상하게 한다. 또한 습열은 염증을 일으키는 주범이 되어 황달성 간염, 요도염, 방광염, 전립선염 등을 일으킨다. 황달은 습기와 열기를 함께 받거나 습기가 정체되어 열을 일으켜 생긴 습열이 간장과 담낭에 영향을 주어 담즙이 근육과 피부로 퍼져서 전신의 피부가 누렇게 변한 것이다. 이밖에도 습기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병증은 부종, 창만, 복통, 설사, 이질 그리고 뇨폐, 뇨실금, 뇨탁 및 피부 질환, 음낭습진, 성기능장애 등 무수히 많다.
한방에서 다리가 붓고 아프며 심할 경우 잘 걷지 못하는 병을 통틀어 ‘각기병’이라고 한다. 그 중에 ‘습각기’는 습기가 하반신으로 침범한 것으로 다리가 무겁고 퉁퉁 부어 오르며 부은 곳을 손가락으로 누르면 움푹 들어가며, 힘이 없고 마비감이 있으며,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
습기로 인해 허리가 아픈 경우를 ‘습요통’이라 한다. 오래도록 습기가 많은 곳에 거처하였거나 이슬 또는 비를 많이 맞은 뒤에 허리가 무겁고 아프기가 돌과 같고 얼음처럼 차다. 찬 기운에 겸하면 허리와 다리가 마치 물 속에 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차고, 허리가 무거워서 엄청나게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것 같은 증상을 나타낸다.
습증의 치료는 주로 소변을 잘 나오게 하거나 땀을 내게 하여 습기를 없애는 것이 기본이다. 내부적으로 생긴 내습은 비장을 튼튼하게 하면서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외습은 땀을 내게 하는 것이 위주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