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절하 요승 신돈 역사 재조명

요승으로 평가절하됐던 고려말 승려 신돈이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 MBC 주말드라마 ‘신돈’이 인기몰이를 하는 가운데 신돈의 업적에 대한 역사적 논쟁을 다룬 《역사법정-역사적 논쟁에 마침표를 찍는다》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신간 ‘역사법정’ 화제

고려말 승려 신돈 등 평가가 극을 달리는 역사적 인물들이 가상법정에 섰다. 함규진 씨가 쓴 《역사법정》은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역사적 인물 김유신·신돈·어우동·임꺽정·박정희를 저승의 법정에서 다시 심판한다는 내용의 판타지역사소설이다.
저자는 극과 극의 평가를 받고 있는 역사속의 인물들을 가상법정에 세워 다각도로 평가했다. 가상법정은 단군이 재판장을 맡고, 피고 6인과 관련된 인물들이 검사와 변호사를 맡아 법정공방을 벌인다. 신돈이 피고인으로 불려나온 제 2법정에서는 정도전이 검사를 무학대사가 변호사를 맡아 신돈이 요승인지 개혁가인지 설전을 벌인다.
정도전은 “신돈은 능란한 화술로 공민왕의 신임을 얻었고 국정을 농단했으며 몇 가지 개혁 조치를 취했으나 결국 그것은 왕권을 강화하려는 공민왕의 의지를 대행한 것에 지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자신의 여자였던 반야에게 태어난 아이에게 왕위를 잇게 해 고려왕조의 정통성을 흔들었다”고 성토했다.
한편 변호를 맡은 무학대사는 “신돈은 걸식승의 신분으로 전국 각지를 떠돌며 민중의 애환을 직접 체험한 후 세력을 얻고 개혁에 착수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중의 아픔을 이해한 신돈의 개혁에 민중은 환호했고 기득권은 반발했다. 그가 비록 사소한 잘못을 몇 가지 하긴 했지만 더럽고 사악한 요승으로만 기억되는 것은 왜곡된 역사”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증인으로 최영·이존오·공민왕 등이 나와 신돈의 다양한 면모를 조명한다. 포럼/1만5천원/495쪽.

드라마 신돈 손창민 패러디 인기

1백70억원의 제작비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신돈이 낮은 시청률에서 벗어나 인기프로로 안방을 주름잡고 있다.
주말 동시간대에 편성된 SBS 프라하의 연인과 KBS 외화 칭기즈칸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던 ‘신돈’은 얼마 전부터 마니아층 ‘신도니안’의 호평과 신돈 역을 맡은 배우 손창민의 패러디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최근, 신돈을 좋아하는 마니아층 ‘신도니안’이 생겨나고 주연배우 손창민·서지혜·정보석 등의 연기도 호평을 받고 있다.
또, ‘신돈’ 3회에 방영됐던 신돈이 ‘하하하하하’ 웃는 장면과 “언제까지 그렇게 살텐가”라는 대사가 패러디돼 인터넷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신돈의 얼굴·웃음소리·대사를 SBS 개그프로그램 ‘웃찾사’의 ‘화상고’나 영화 ‘친절한 금자씨’ ‘포스터에 패러디한 사진이 퍼지는 등 신돈의 인기몰이는 계속 될 조짐이다.
신돈역 배우 손창민은 “네티즌과 애청자의 한마디가 힘과 조언·충고가 된다”며 “영웅으로 남지 못하고 역사속에 묻혀진 신돈에 대한 역사적 판단은 각기 다르겠지만 드라마 ‘신돈’에서는 그가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지 관심갖고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지난달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정하연 극본 김진민 연출의 대하드라마 신돈은 현재 11회까지 방영됐으며, 앞으로 신돈이 정권을 잡고 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나령 기자 nrkim@jubul.co.kr